[신상 뜯어보기]'메리 크리스마스'를 부르는 '코코아 한 잔 + 빵 한 조각'

스타벅스 '홀리데이 밀크 초콜릿' '크리스마스 크루아상'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도시에 사는 회사원들은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가로수와 스타벅스를 통해 제일 먼저 느낀다. 거리가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갈 때쯤인 10월 말부터 스타벅스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시작한다. 컵 매대엔 루돌프와 산타로 치장된 텀블러가 자리 잡고, 매장 문 앞엔 트리가 선다. 트럼펫 기교가 잔뜩 들어간 캐롤이 귀를 즐겁게 한다.다행히 스타벅스에서 쏟아지는 잠을 쫓을 커피 한 잔을 즐길 돈벌이는 하는 형편이다. 매일 들르다시피 해 늘 같은 메뉴를 시킨다. "오늘의 커피 숏 사이즈, 클래식 스콘, 딸기잼 주세요." 아침마다 눈 인사를 나누는 스타벅스 직원도 이젠 굳이 말을 안 해도 알 정도다.그러나 쌀밥도 매일 먹다 보면 지겨운 법. 지난주 금요일엔 계산대 앞에서 크리스마스 메뉴가 문득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기분이다. 초록색 띠 장식을 둘둘 두른 '크리스마스 크루아상'과 '홀리데이 밀크 초콜릿'을 주문했다. 계산서를 보니 1만원이 찍혀있었다. 아침 기분 전환 비용으론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었다. 빵이 4700원, 음료는 숏 사이즈 기준 5300원이다.어쨌든 향기부터 달짝지근한 두 메뉴를 접시에 받아 들고 늘 앉는 자리에 앉았다. 녹차 가루로 장식했다는 초록색 부분은 막상 입에 들어가니 녹차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빵도 평범했다. 다만 포크로 헤집어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슈크림이 크루아상 안에 가득 들어있었다는 게 포인트다.밀크 초콜릿은 보는 것 만으로도 눈이 즐거웠다. 마시멜로로 만든 꼬마유령 캐스퍼 모양 장식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카페를 좋아하는 우리집 다섯 살짜리 꼬마에게 크리스마스 이브 날 사주고 싶은 음료였다. 마시멜로가 신생아 주먹 크기 정도는 돼 한 입에 먹기 힘들다는 점, 딱딱해서 스푼으로도 잘 안 깨진다는 점은 아쉬웠다. 생초콜릿을 듬뿍 넣었다더니 역시 맛도 진했다. 크리스마스 메뉴를 주문한 건 새로운 시도였지만 혼자 먹기엔 '비추'다. 특히 30대 후반 이상 성인들은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과 왔을 때 함께 시켜서 나눠 먹는 게 나을 듯하다. 한 입 먹으면 기분 좋아지는 느낌이지만, 두 입 세 입 들어가면 "아우, 달아"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무리 달아도 얼굴은 찡그리진 말자. 다음 달이면 크리스마스니까.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당신은 먹어야 돼#크리스마스를 입으로 실감하고 싶은 사람◆한줄느낌#각오하고 느껴야 할 단 맛◆가격#'크리스마스 크루아상' 4700원#'홀리데이 밀크 초콜릿' 숏 사이즈 5300원.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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