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슈끄지 살해 용의자 비자 취소…폼페이오 '이번 조치 끝 아냐'(종합)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에 연루된 인물의 비자를 취소했다. 까슈끄지 사건에 대한 미국의 첫번째 제재로 추가 제재 및 사우디의 보복 여부에 따라 국제정세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최악의 은폐", "대참사"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카슈끄지 사건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 일부를 확인했다"면서 "이들은 사우디 정보부와 왕실, 외교부, 다른 부처 등에 있었던 자들이다. 미 정부는 이들에 대해 비자를 취소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비자가 취소 또는 비자 발급이 금지된 사우디인은 21명이다. 이 가운데 18명은 이미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 사건 용의자로 체포한 인사들이다.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미 재무부와 함께 이들에게 국제 마그니츠키 제재(Global Magnitsky Act)를 적용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그니츠키 제재는 살해, 고문, 인권 학대를 저지른 외국 공직자에 대해 미국 입국 거부, 자산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하는 조치다. 추후 카슈끄지 용의자들의 자산 동결 조치 역시 취해질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와 같은 조치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취할 마지막 조치가 아니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인사들에 대해 추가적인 조치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사우디와 관계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연이어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사우디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겠다"면서 "미국과 사우디가 공유하고 있는 전략적 이해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 정부는 미국을 보호하면서 카슈끄지를 살해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묻는 두 과제를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외에도 폼페이오 장관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터키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 자체 차원의 진상조사가 진행중이라고 언급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번 까슈끄지 사건에 대해 어떻게 처벌할지를 "의회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 의회는 까슈끄지 사건의 배후에 사우디 실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강도높은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그동안 싸우디를 감싸는 듯한 발언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실행은 형편없었으며 은폐는 은폐 역사상 최악중 하나였다"고 규정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대참사(total fiasco)"라고 한발 더 나아갔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같은 무자비한 행동에 대해 미국이 인내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날 발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로도안 터키 대통령이 카슈끄지 피살은 사우디가 주도 면밀한 계획을 세워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라고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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