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육감 '진보·중도·보수' 제대로 붙었다

연간 예산 7조 주무르는 교육감…예비후보 확정조희연, 고교 무상교육 실시조영달, 외고·자사고 추첨제박선영, 0교시 굿모닝 교실3색 공약 대결 3강 구도 될 듯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6ㆍ13지방선거에 나설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가 확정되며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됐다. 진보 진영이 조희연 현 서울교육감으로 단일화를 이루고 조영달 서울대 교수가 중도를 표방하며 출마한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서울교육감은 초ㆍ중ㆍ고교생 100만명의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교사 7만8000명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막강한 자리다. 연간 예산만 7조원에 이른다. 교육계에선 이번 선거가 '진보 조희연-보수 박선영-중도 조영달' 후보의 '3강 구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조희연 서울교육감(62)은 지난 5일 '2018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가 진행한 예비경선을 통해 이성대 예비후보(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와의 양자대결에서 승리했다. 경선 직후 상대인 이 후보 측이 이의 제기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추진위가 투표 서버 등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이 후보 측도 결과에 승복하면서 이 후보를 비롯한 진보 진영의 폭넓은 우군을 얻게 됐다.현직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유리한 위치에 있는 조 교육감은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정책을 한 단계 발전시키며 서울교육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발표한 6대 정책비전에서는 미래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인공지능시대를 대비한 서울형 미래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앞세웠다. 고교까지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초ㆍ중ㆍ고생들의 북한 수학여행을 추진하는 한편 학원 일요 휴무제, 20년 근속 교사의 안식년제 도입 등도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지난 10일에는 다른 시도의 진보 진영 교육감 후보들과 함께 "무상 교육, 혁신학교, 인권조례, 고교 평준화에서 시작한 교육 복지와 교육 민주화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겠다"며 학생ㆍ청소년의 참정권ㆍ인권 보장,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공동 공약으로 내놓았다. 자사고ㆍ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교원성과급도 폐지하겠다고 했다.정치적으로는 현 정부와 뜻을 같이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단일화 경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화해협력,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 삶을 챙기는 행정으로 지지를 얻었듯 안정적인 서울교육으로 시민과 하나가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조 후보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고 평등하고 공정하게 교육받도록 하는 것을 앞으로 지표로 삼겠다"면서 "어떤 학교에 진학하든 원하는 진로를 택할 수 있도록 기초학력 증진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교육정책을 구상한 조영달 교수(58)는 자칭ㆍ타칭 중도 후보로 분류된다. 지난 3일엔 인천시교육감 박융수 예비후보(14일 불출마 발표)와 탈정치 교육정책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그는 "교육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외고ㆍ자사고 존속을 보장하되 학생 선발은 추첨 등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과학고ㆍ영재학교의 경우 선발권을 없애고 일종의 위탁 기관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현재 190곳인 혁신학교는 학력 저하, 일반 학교와의 역차별 등 우려가 있는 만큼 추가 지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1일 발표한 정책비전에서는 "서울의 모든 중학생에 대해 체력, 학력, 인성과 시민성, 적성, 진로탐구 역량을 평가하고 기초역량의 성취를 학교가 책임지고 교육하겠다"며 '중학교 기초역량보장제' 도입을 약속하기도 했다.조영달 후보는 "서울교육청의 기초학력 미달 고교생 비중은 혁신학교가 15.3%로 전체 고교 평균(7.6%)의 두 배에 달한다"며 조희연 교육감을 겨낭해 비난한 뒤 "모든 중학교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한 전담교사를 파견하고, 학생들이 기업이나 대학, 시민단체 등에서도 원하는 공부를 하며 학점을 딸 수 있도록 학교 안팎의 공동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박선영 후보(62)는 보수 진영 후보단일화 기구인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와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 공동위원회를 통해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 두영택 광주교대 교수, 최명복 한반도평화네트워크 이사장 등 다른 3명을 제치고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다만 곽 전 교장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경선을 중도 포기했고, 또 다른 보수 후보인 이준순 전 서울교총 회장도 독자 출마를 선언해 보수 진영에서도 표가 갈릴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박 후보는 학력 저하를 불러온 혁신학교를 축소하고 혁신학교에 예산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학교 불평등도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또 자사고ㆍ외고의 현 체제를 유지하되 이들 학교가 일반고 사이에서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당초 설립 목적과 달리 대학 입시를 위한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등 이미 드러난 문제점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학생 없는 학교시설을 '도심기숙학교'로 운영하고, 영어ㆍ예체능 사교육을 흡수하는 '0교시 굿모닝 교실'과 방과후 '드림교실' 운영 등 수월성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학생인권 보호와 교권 침해 방지 위해 학생인권조례의 독소조항을 개선하고, 학교장 내부형 공모제 축소 등을 내세우는 등 보수 진영의 주장을 반영한 공약도 내놓았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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