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고려링크가 서비스하는 3G 통신망 홍보 전단
북한에도 당연히 휴대폰이 있다. 5G를 준비 중인 한국과 달리 북한은 여전히 3G 수준의 통신망이지만, 통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고 검색도 한다. 휴대폰 이용자 수는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400만명의 이용자가 생기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27일 SK텔레콤은 자사 정보사이트 'SKT인사이트'를 통해 북한 휴대전화 산업의 발전 과정을 크게 4단계로 나눠 소개했다.◆제1기 '1차 밀수시대'…1990년부터 2002년까지1990년대, 북한은 극악의 경기침체와 대기근에 시달렸다.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시기다.두만강과 압록강 일대에서는 북한의 지하자원과 수산물을 중국으로 보내고, 식량·생필품을 받아오는 밀수 무역이 성행했다.밀수 무역은 북한 땅에 휴대전화의 싹을 틔웠다.2000년대 중국측 밀수 파트너들이 밀수무역을 원활히 하고자, 북한 파트너에게 중국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된 휴대전화를 제공하면서 북한에 휴대전화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북한의 스마트폰 '진달래3'
◆제4기 '2차 공식 서비스 시대'…북한 제2이동통신 서비스 시작북한은 4년의 휴대전화 공백기간을 거쳐 2008년 12월 15일,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텔레콤과 합작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재개한다. 배경에는 김일성 탄생 100주년(2012년)이라는 국가기념일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오라스콤텔레콤과 북한의 조선체신화사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고려링크'를 서비스한다. 고려링크 서비스 개시 첫해인 2008년 말에는 가입자 수가 1694명에 불과했으나, 2009년 말 9만명, 2010년 말 43만명, 2011년 말에는 100만명을 돌파한다.그러나 2013년부터 오라스콤의 북한 휴대전화 사업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오라스콤은 북한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북한 밖으로 반출하지 못해 속앓이를 해왔다. 오라스콤은 북한 당국이 정한 공식 환율로 수익금을 반출하기를 원했지만 북한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설상가상으로 북한은 2015년 국영 기업 '별'을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해 오라스콤을 코너로 밀어붙인다.이처럼 북한은 휴대전화 산업에 대해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예측 가능성이 없었다. 대규모 장기 투자를 해야하는 사업자에겐 치명적인 리스크다. 오라스콤은 북한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중단하고 철수를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이런 배경에서 북한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2014년 2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017년 1월에서야 377만명으로 집계됐다.가입자수가 늘지 않는 '가입자 절벽'을 만나지 않고 대다수에게 휴대전화를 보급하려면, 북한의 경제성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