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롯데백화점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중국인 보따리상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4일 오전 6시30분. 세찬 봄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중국인들이 서울 명동의 롯데백화점 앞에 어김없이 줄지어 서 있다. 대기자들은 대략 30~40여명 정도. 이들이 오픈 3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이유는 백화점 내 면세점에 가기 위해서다. 대부분이 중국에서 온 보따리상인 다이궁(代工)들. 한꺼번에 수십개의 제품을 구입하는 다이궁들 때문에 인기브랜드 제품의 경우 일찌감치 소진되기 일쑤다. 하지만 면세점에서 한 번 쇼핑에 수백~수천만원씩 결제하는 이들은 다이궁이 아닌 단체 관광객으로 불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면세점과 여행사, 다이궁간의 비밀 거래 때문이다.서울 시내면세점에 '유령 단체관광객'들이 출몰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의 경우 중국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현지 여행사들에 한국 여행상품 판매금지 조치(한한령ㆍ限韓令)를 지시하면서 한국행이 뚝 끊겼다. 하지만 면세업계는 요우커들을 끊임없이 유치해왔다. 요우커로 둔갑한 다이궁들 때문이다.면세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영업하는 중국 여행사들 일부는 서울 시내면세점을 방문하는 다이궁들이 요우커로 등록돼 있다. 거짓으로 요우커로 등록된 이유는 송객수수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나 가이드가 모집해 온 단체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의 일정액을 면세점이 여행사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다. 수수료 지급은 단체관광객을 데리고 오는 경우만 해당된다. 하지만 한한령으로 요우커 방한이 끊기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여행사들이 꼼수를 내놨다. 다이궁들의 한국 방문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들을 요우커로 등록해 면세점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다. 매출을 올려야 하는 면세점과 송객 수수료로 먹고 살아야 하는 여행사, 페이백(payback)으로 이익을 얻는 다이궁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실제 위챗을 비롯한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여행사들이 다이궁들을 대상으로 거짓 단체관광객 등록을 유인하는 전단이 돌고 있다. 지난 1일 한국에 있는 중국 여행사들이 뿌린 전단을 살펴보면 제품을 롯데면세점 명동점에서 살 경우 16.5%, 월드타워점은 19.5%, 코엑스 점은 21%의 페이백을 지급한다고 기재돼 있다. 신라면세점에서 구매할 시 받는 페이백은 17.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