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민 전무 대기발령…'업무에서 배제'(종합)

국토부, 진에어 등기이사 6년간 재직 불법 사실 확인[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대한항공은 최근 광고대행사 직원에 폭언을 하고 물을 뿌리는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무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대기발령 조치한다고 16일 밝혔다.대한항공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 전무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본사 대기 발령 조치했다"면서 "향후 추가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회사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조 전무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광고 겸 여객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조 전무는 대한항공 외 진에어 부사장,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본사 대기발령 조처를 했지만, 대한항공을 비롯해 다른 계열사 직함과 일반이사 자리는 유지된다.갑질 논란으로 안팎으로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조 전무가 외국인 신분으로 6년 간 불법적인 경영지위를 누린 사실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임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특수폭행 등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된 조 전무 관련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했다. 남부지검의 수사지휘를 받는 서울 강서경찰서가 조 전무의 사건을 내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앞서 지난 13일 민중당 김진숙 서울시장 후보가 조 전무를 특수폭행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형사3부에 배당해 검토해왔다.전날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새노동조합 등 3개 노조는 전날 밤 '대한항공 경영층 갑질 논란에 대한 성명서'를 공동으로 발표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항공 3개 노조는 "한목소리로 작금의 사태에 심히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 조현민 전무의 경영일선 즉각 사퇴 ▲ 국민들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 대한 조 전무의 진심 어린 사과 ▲ 경영층의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대한항공 3개 노조가 함께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측은 "경영층의 갑질 논란과 회사 명칭회수에 대한 국민청원 속에 일선 현장에서 피땀 흘려 일해 온 2만여 직원들조차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에 이르렀다"고 개탄했다.한편 조 전무가 계열사인 진에어에서 6년간 등기이사직을 유지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전무는 '조 에밀리 리'라는 영어식 이름으로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에어 사내이사로 등재됐다.항공법상 외국인은 한국 국적 항공사의 등기이사로 재직할 수 없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진에어 측에 조 전무가 미국 국적임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15일 새벽 베트남 다낭발 대한항공 KE464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 MBC 화면 캡처=연합뉴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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