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생각하며]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류을상 논변과소통 대표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져 국민기업이 되다시피 한 (주)다스의 실 소유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인 게 사실인지, 서울시장 지망생 정봉주가 A씨를 성추행했다는 게 사실인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다종다양 현란 거짓말 퍼레이드를 보노라면 머리가 다 어지러울 지경이다.“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는데 그 이상 무슨 표현이 필요합니까!”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가 피를 토하며 외쳤던 명장면이다. 다음은 이 전 대통령 측이 공개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 “피의자(이명박)가 도곡동 땅과 주식회사 다스 주식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관련자들에게 허위 진술하도록 지시했다. 또 다스 주요 임직원들의 경우 변호사가 검사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허위 진술 연습을 수 회 실시하고 허OO 등 피의자의 차명 계좌 명의 대여인들은 도피시켰다. 이 같은 조직적 증거인멸, 말 맞추기 및 적극적인 거짓말을 통해 피의자는 2008. 2. 25.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어제까지 서울시장 지망생이었던 정봉주가 낸 입장문이다. “저에 대한 의혹에 대하여 저는 2011년 12월 23일 렉싱턴호텔에 간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7년 전 일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너무도 오래된 일이어서 기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2018년 3월 27일 직접 카드 사용내역을 검토해 본 결과 당일 렉싱턴 호텔에서 결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곧 바로 프레시안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였습니다.”진실 규명이야 거짓말 판별 전문 집단인 법원에 맡기면 될 일이겠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어지러운 공방을 보노라면, 이 땅을 ‘사기 공화국’ ‘거짓말 공화국’이라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진단에 일응 수긍이 간다. 사기 피해의 중대성과 사기 예방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변호사 황규경은 그의 책 ‘우리는 왜 친절한 사람들에게 당하는가’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황 변호사는 “사기를 당하면 돈만 잃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에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사기꾼들은 다른 사람의 돈이나 재산을 뺏기 위해 작정하고 수법을 만들어내고 진화시킨다. 한 번 사기를 당하면 재기는 물론, 사기를 당하기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도 힘들다.”고 진단하고 “사기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큰 위험을 겪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사기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사기의 위험에 대해 철저히 예방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가계 경제를 파탄으로 내모는 보증 사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보이스피싱, 스미싱, 파밍 사기, 사회 초년생을 노리는 다단계 사기,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파고드는 무속인 사기 등 정상 한국인들이 잘 당하는 사기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사기 사건에서 피해 원금을 일부라도 회수한 경우는 0.5%에 그친다고 한다. 그만큼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말이다.검찰은 피의자 이명박의 경우 거짓말로 대통령이 된 사례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 대통령에 당선된 ‘사기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황 변호사의 진단대로 거짓말로 사람을 속이는 사기는 실로 무서운 범죄다. 개인이 사기를 당하면 패가망신에 이른다. 온 국민이 당하면 나라가 거덜난다. 이런 점에서 나는 피의자 이명박이 다스의 실소유자라는 검찰의 수사 결론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장처럼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다.류을상 논변과소통 대표<ⓒ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종합편집부 이근형 기자 gh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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