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임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으로 출근해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so7@
미국과의 금리역전의 단기 충격은 예상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한미간 인상 속도차에 따라 금리역전이 장기화 하고 금리격차는 더욱 커질 예정이다. 미 Fed는 연 3회 전망을 내놨지만 미국 경기호조에 따라 4회로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연 1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된 질문에 "미국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여러 변수가 많고 고려해야 할 점도 많아 향후 경제흐름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이 총재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이 연내 3~4회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이 0.75~1%포인트까지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1%포인트의 격차는 한은이 올해 1회 금리를 인상할 것을 전제했을 때 나오는 수치다.현재 기준금리를 결정짓는 한은 금융통화위원들도 부진한 물가 흐름에 금리인상 기조에 변화를 시사했다. 물가 때문이다. 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경기회복에 따라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소 불안하다"며 "1.50%로 유지되고 있는 현재의 기준금리가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완화적인 수준인지에 대해서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2~3명의 금통위원들도 현 물가 수준에서 금리인상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이 길어질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넉넉하다고 하더라도 신흥국의 자금이탈이 한국으로 전이돼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금융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역전 폭이 크거나 장기화 할 경우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자금유출 흐름을 눈여겨 보겠다"고 전했다.고 차관도 "이번 결과를 감안하면 향후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우려는 다소 완화되겠으나 경계심을 늦춰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시중금리 상승에 대비해 가계와 기업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가계부채 총량을 신DTI 도입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을 완화하며 중소기업은 정책금융 확대로 자금 조달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시장 전문가들은 일단은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단기 충격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일시적 자금유출이 일어날 상황에 대해 주시하자는 것이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미국과 일본은 금리격차가 우리보다 더 크지만 급격한 자본유출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당장은 예견하기 어려우니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일정 수준의 자본유출이나 유입감소는 조정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 자본이 덜 들어오거나 일부 나가거나 하는 수준에 그치면 일종의 조정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아 수출 경기나 물가를 높이면서 경기부양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