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특사 방북…김정은 면담 예상 시나리오는

북미 예비대화 여건 조성…北, 대화 의사 중요도발중단 vs 군사훈련 맞바꾸기…韓美, 선택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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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대북 특별사절단은 방북 1박2일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한차례 직접 대면한다. 이 자리에서 비핵화를 위한 대화 의사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관심은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한미의 공통된 입장을 잘 알고 있는 김정은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에 몰리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는 단계적 접근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북미, 혹은 남북미 대화를 통해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자'는 기초적인 합의부터, '추가도발 방지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함께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상 시나리오가 제기된다.이번 특사단 파견으로 '북미 예비대화의 여건 조성'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 석방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미국과 접촉 가능성을 높이자는 내용이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5일 "논의 안 한다고 100% 장담할 순 없지만 주제가 아닌 것은 맞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내정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북한이 먼저 미국인을 석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에는 미국을 향해 대화를 위한 진정어린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는 이유가 자리잡고 있다.미국은 북한과 대화에 어느 정도 열린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언론인들과 만찬에서 "며칠 전 그들이 연락해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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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은 전제조건을 내건 대화는 거부하고 있다.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이번 대화 움직임이 핵무력 완성을 위한 '시간끌기용'이라고 비판을 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북한이 핵ㆍ미사일 실험의 모라토리엄(중단 선언)과 오는 4월에 열리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연계하는 제안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미국에 역제안을 통해 혼란을 주고 본격적인 대화 전에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대표단장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우리 정부측 관계자를 만나 "예정대로 훈련이 이뤄지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도 지난 1일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연습과는 다른 연합군사 훈련(독수리 훈련)에 관해 말하자면 일정 조정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한미의 입장이 관건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포함해 정부에서는 여러차례 한미 군사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으며,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도 지난달 28일 "추가 연기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모라토리엄으로 큰 틀에서 비핵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는 만큼 수용할 수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북한이 먼저 전격적이고 파격적인 조치를 꺼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점차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비핵화를 전제로 북미대화 임하겠다는 예상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정부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여건조성은 물론 남북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미국과도 논의하면서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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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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