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추석 연휴 기간 수많은 사람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귀성·귀경길에 나섰다. 승용차에서 몇 시간씩 운전을 하다보면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해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피로를 풀거나 졸음을 피하기 위해 커피 한잔을 찾는 이들도 많다. 문제는 휴게소의 ‘놀라운 가격’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질 때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라는 장소의 특수성을 고려해도 비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 의원에 따르면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업체들은 과도한 매출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전체 휴게소 입점업체 1933곳 중 47%인 904곳은 운영업체에 내는 수수료율이 매출의 4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매출의 50% 이상을 수수료로 내는 곳도 246곳이나 됐다.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객이 사 먹는 라면이나 커피 가격의 40~50%는 판매자가 다른 곳에 내야 하는 금액이라는 얘기다. 고속도로 휴게소 커피가 유독 비싼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은 “백화점 수수료도 30%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수료가 과도하다”면서 “과도한 수수료는 높은 식음료 가격이나 서비스 질 하락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휴게소 운영업체는 입점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도로공사에 다시 임대료를 내는 구조다. 휴게소 매출액은 2012년 1조475억원에서 지난해 1조3246억원으로 늘어났다. 도로공사가 받은 임대료도 2012년 1227억원에서 지난해 1761억원으로 증가했다. 도로공사는 수수료 안에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 관리비에 해당하는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식음료 판매 입점업체는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주요 매장을 직영으로 전환하면 결국 기존 입점업체를 내쫓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도로공사가 운영업체로부터 받는 임대료도 입점업체 수수료에서 나오는 만큼 임대료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