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문건 추가공개]'박형준·정진석, 출마준비 대통령실 도와달라'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28일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개최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부애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특별위원회는 28일 이명박 정부의 집요한 관건 선거 개입 활동과 공영방송 KBS에 대한 언론탄압과 민주당 도청수사 개입 등의 정황을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적폐특위는 이날 모두 7개의 문건을 공개했는데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및 경찰, 청와대 등에서 작성한 문건을 당초 김효재 전 대통령 정무수석의 보좌관 김성준이 유출한 문건으로 전해진다.김성준은 일부 문건에 대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받았으며,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가 유출한 기록물들은 국가정보원, 경찰청에서 생산된 문건임이 적시돼 있다.이 문건들은 대부분 정당동향보고서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야당 정치인 및 지자체장에 대한 동향보고서 등이 담겨 있으며, 각종 부처 내부 동향과 청와대 민정, 홍보 수석실 등에서 작성한 문건도 포함됐다.문건명 'KBS 관련 검토사항'(2011년 9월 27일 작성)과 'KBS, 정부 비판보도 증가(작성일자 없음. 단, 2011년 9월~10월 예상)' 등 2건은 청와대 홍보수석이나 홍보기획비서관실에서 작성한 문건으로 추정된다.문건에는 당시 KBS 상황에 대해 민주당 최고회의 도청사건과 수신료 인상 저지 등으로 인해 김인규 당시 KBS 사장의 동력상실과 입지약화가 초래됐으며, 김 사장이 노조의 눈치를 보는데 급급하고 시사·교양 PD들을 축으로 좌파세력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이에 대응방안으로 수신료 인상건의 경우 당정청 입장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신료 인상 추진 및 추진하지 않을 2가지 경우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또 김인규 사장에게 인사개혁조치 및 내부정비를 요구하거나 사장 교체를 검토하는 내용과 함께 특히 '청이 직접 나서는 것은 신중 접근,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역할'이라는 문구가 담겨있다.첨부자료로 '인사개편자료 <KBS 내 좌파성향 주요간부>'라는 문건에는 KBS 보도본부, 콘텐츠본부, 기타 등에서 근무 중인 특정 간부들의 이름과 정치성향, 출신지 및 학교 등이 기재돼있다.또 "KBS의 정부 비판성 보도가 장기화 될 경우 2011년 10월26일 서울시장 재보선 및 총선과 대선까지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김인규 사장을 상대로 보도프로그램 제작 사전 모니터링 강화 및 좌파성향 기자·PD 및 간부들에 대한 자연스러운 인사조치 권고"를 주문하고 있다.청와대가 관권 선거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문건도 나왔다. '참고보고(향군회장 선거건)'(2012년 2월 이전 작성 추정)과 '대통령실 전출자 총선출마 준비 관련 동향'(11년 12월 작성) 등 2건이다.'참고보고(향군회장 선거건)' 문건의 작성이유에 대해 일각에서 향군이 내부분열과 회장선거가 총선시기와 중복돼 '향군의 총선지원이 제하될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에 작성한 것으로 표현됐다.이에 따른 관리방안으로는 보훈처에 4월로 예정된 향군회장선거를 2월로 조정할 것을 검토토록 했지만 실제 선거일시가 바뀌지는 않았다.또 문건에는 국정운영 후원세력으로 역할을 수행할 구심점 있는 인물을 선출해야 하며, 기무사는 군 원로들을 통해 비방 및 과열자제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즉 총선에서 향군의 도움을 받기 위해 보훈처, 기무사 등 국가기관이 적극 개입할 것을 명시한 것이라고 적폐특위는 설명했다.특히 '대통령실 전출자 총선출마 준비관련 동향' 문서에 따르면 '대통령실 전출자 중 행정관 이상 11명이 내년 총선 출마 준비 중인데 대통령실 차원의 직·간접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당시 수석급으로는 박형준 시민사회특보, 정진석 전 정무수석이 포함됐다. 비서관급으로는 이성권 전시민사회비서관, 김희정 전대변인, 정문헌 전통일비서관, 김연광 정무1비서관, 함영준 전문화체육비서관, 이상휘 전 홍보기획비서관, 김형준 전춘추관장 등이다.이들이 "‘VIP 국정철학 이행과 퇴임이후 안전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당선율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며 이들에 대한 동향파악 및 지역민원과 애로사항을 취합·청취할 대통령실 내 지원창구를 설치해 총선전까지 한시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어 "대통령실 진출자 지원창구 역할을 할 부서를 지정해 민원·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소통(해당부서에 통보·전달 등) 하도록 조치"하도록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또 이명박 대통령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도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프링노트 1권은 검찰 압수문건이 아닌 박근혜 정부 케비넷 문건 중에 포함돼있었다.해당 노트에는 2009년 2월 대통령 주재 수석회의 안건으로 종교계 좌파동향이 올라왔으며,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 회장을 명예퇴임토록 해야한다는 내용과 함께, 2월 20일에는 좌파문화예술단체에 대해 대통령 보고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적폐특위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는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일관되게 변명했지만 이미 2009년부터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라며 "검찰의 강력한 수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야권 성향의 지자체장을 사찰하고 제압하려는 의도가 담긴 문건도 나왔다.'야권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으로 "국익과 지역발전보다는 당리당략·이념을 우선시하며 국정기조에 역행하고 있어 적극 제어가 필요하다"며 "이념적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국가 정체성 훼손하고 대정부 비난여론과 국론분열을 조장한다"는 평가가 담겼다.이에 "당·정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적극 견제·차단해야 한다"면서 "각각 행정안전부, 재정부, 감사원 등 관계부처를 통해 행·재정적 압박"을 제시했다.또 한나라당 시도당은 지방의회를 통해 지자체장을 집중 추궁하고, 건전언론 및 보수단체와 협조하여 규탄성명 등 지역 내 비판여론 조성을 통한 지자체장 행보를 저지해야 한다고 표현됐다.'기무사, 민간인 해킹 관련 동향'이라는 문건에서는 기무사의 조선대학교 교수 해킹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군 검찰의 압수수색을 기무사 참모장이 무마시켰으며 통상적인 기무사의 해킹은 본부 사이버팀에서 독립된 기무부대에서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또 "기무사의 전문수사관들이 해킹을 할 경우 발각되는 사례가 거의 없으며, 해당 사건의 경우 아마추어(기무부대 군무원 한모씨, 전문 수사관이 아닌 지원부서 요원)가 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명시했다.적폐특위 관계자는 "기무사는 민간인 사찰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해킹부터 재향군인회장 선거 개입 등에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향후 박근혜 정부의 캐비넷 문건에 대한 내용을 사실 그대로 밝히겠다"고 예고했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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