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한달' 국토부 '거래절벽 없었다'지만…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 8ㆍ2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주택시장 과열은 빠르게 해소됐고 '거래 절벽'은 심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가 8ㆍ2 대책 효과에 대해 내놓은 평가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국토부가 당시 업무보고에서 거래 절벽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근거로 든 통계치는 8ㆍ2 대책 시행 이전 20일간과 시행 이후 20일간 서울의 주택 실거래 내역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이 수치를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식 통계치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결론적으로 비공식 통계치를 활용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한 셈이다. 현재 국토부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부동산 거래 신고 현황을 공시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하면 누구나 부동산 실거래 내역을 찾아볼 수 있다. 국토부가 조사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과 동일한 조건으로 서울의 주택 실거래 내역을 확인해 봤다. 그 결과 대책 시행 전 20일간 8201건이던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대책 시행 이후 20일간 1202건으로 85.3% 줄었다. 특히 서울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를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컸다. 송파구는 이 기간에 아파트 거래가 620건에서 53건으로 91.5% 급감했다. 강남구는 591건에서 56건으로 90.5%, 강동구는 532건에서 59건으로 88.9%, 서초구는 388건에서 61건으로 84.3%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연립ㆍ다세대주택은 68.9%, 단독ㆍ다가구주택은 77.0%, 오피스텔은 53.2% 거래가 줄었다. 분양권 거래도 85.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거래는 계약 후 60일 안에 실거래가를 신고하게 돼 있다. 아직 신고하지 않은 거래들이 나중에 신고가 되면 실거래 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감소율이 큰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거래량이 줄긴 했지만 거래가 전혀 안 이뤄지는 것은 아닌 만큼 거래 절벽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감소 폭을 보면 사실상 거래 절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현재는 초강력 대책 이후 조정 장세"라며 "가격이 크게 빠지는 구조는 아니고 거래량과 가격이 둔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집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들이 모두 눈치 보기가 심해지면서 이 같은 거래 위축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은 매수자들이 숨을 고르고 주택 구매를 미루는 분위기"라며 "매도자들도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어서 거래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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