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예능 프로그램, 성역할 고정관념·외모지상주의 조장

주 진행자 성비 여성 22.8% 남성 77.2%성차별적 내용 총 32건 성평등적 내용 6배 이상

▲성 차별적 주요 사례로 지적된 한 예능 프로그램(제공=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텔레비전 예능·오락 프로그램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거나 외모 지상주의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017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예능·오락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29일 결과를 발표했다.이번 모니터링은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간 방송된 지상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케이블 3사의 예능·오락 프로그램 가운데 방송사별 시청률 상위프로그램 33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출연자 성비와 주요 역할을 분석한 결과 남성의 출연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주 진행자 역할은 더 큰 차이로 남성 비율이 높았다. 전체 출연자 가운데 여성비율은 38.7%(159명), 남성은 61.3%(252명)로 나타났으며, 주진행자 성비는 여성은 22.8%(13명), 남성은 77.2%(44명)로 전체 출연자 성비보다 더 큰 격차를 보였다.예능·오락프로그램의 성차별적 내용은 총 32건으로, 성평등적 내용(5건)의 6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성역할 고정관념이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지상파의 A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여성 출연자가 꽃꽂이와 요리하는 본인의 모습을 두고 "오늘 신부수업 같지 않니?" 라고 말하자 "꽃꽂이에 요리까지 당장 시집가도 되겠어"라고 자막을 내보내 성 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했다. 케이블의 D 개그프로그램은 여성이 술 취한 모습으로 춤을 추고 노래하자 남성이 여성의 뱃살을 만지고 뚱뚱한 몸을 비하하는 노래를 부르며 여성의 신체를 희화화하였다. 이는 날씬한 몸매가 우월한 것임을 강요하며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겼다.한편, 성평등 사례로는 가상 연예인부부가 출연한 한 종편방송 프로그램에서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함꼐 봉사하는 장면을 꼽을 수 있었다. 남성이 "너무 힘든 일은 하지마. 힘든 일은 오빠가 할게" 라고 하자 여성이 "봉사하러 와서 힘든 일, 안 힘든 일이 어딨어. 여자 일, 남자 일은 없어"라고 말하며 특정 성역할을 탈피함과 동시에 여성의 주체성을 보여주었다. 양평원은 7월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 사례에 대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며, 8월에는 TV 광고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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