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검찰이 '민간인 댓글부대'를 동원한 여론조작 의혹을 받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최근 수사에서 확보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28일 "지난 수일간의 '외곽팀' 관계자 조사 결과, 사이버 활동에 대한 지시 공모 관련 진술 등 유의미한 증거가 확보돼 변론재개 검토에 반영되도록 추가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검찰은 지난 24일 법원에 변론재개 신청을 했다. 검찰은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를 바탕으로 한 국정원의 여론조작 수사의뢰에 따른 수사를 일부 진행한 결과 원 전 원장의 범죄사실이 더 커지고 혐의가 짙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검찰은 "기존에는 극히 일부만 파악됐던 민간인 외곽팀의 규모와 실상이 확인돼 재판에 반영할 필요가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원 전 원장은 2014년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 중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5년 항소심에선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도 유죄 판단이 나왔고 원 전 원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심리를 다시 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이와 관련, 검찰은 이날 국정원의 옛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 팀장의 주거지 2~3곳과 단체 사무실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한 최근 외곽팀 활동과 관련해 차기식 선진미래연대 조직국장과 육해공군해병대예비역대령연합회 양모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선진미래연대는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단체 가운데 한 곳이며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0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령연합회는 1995년에 설립된 단체로, 안보 및 국방정책 등과 관련한 보수적인 여론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지난 22일 국정원의 수사의뢰를 단초로 공안2부와 공공형사수사부 중심의 전담 수사팀을 꾸려 사건을 배당하고 관련인과 관련 단체를 대거 압수수색ㆍ줄소환하며 수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정원 TF는 2009년 5월~2012년 12월 국정원 심리전단 산하 사이버팀이 민간인 중심으로 30개의 외곽팀을 꾸려 여론조작을 시도했다는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재임한 시기다. TF는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를 비롯해 '이명박과 아줌마부대'가 전신인 늘푸른희망연대,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자유주의진보연합, 한국자유연합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한 보수성향 단체의 핵심 회원들이 사이버 외곽팀의 주축이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정원은 외곽팀 운용에 연간 30억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여기에 쓴 돈이 최대 백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용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검찰이 관련인들에게 횡령이나 배임,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점쳐진다.국정원이 2011년 '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청와대 회의 내용을 전달받고 '댓글 공작'을 담당한 심리전단을 확대하면서 대규모 외곽팀을 운용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수사가 외곽팀 관련자들과 원 전 원장을 넘어 당시 청와대 고위 인사들과 이 전 대통령으로까지 뻗어갈 지도 주목된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