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소나기 벼락을 가까스로 피해 버스로 출근하는 유종필 관악구청장
느닷없이 하늘에서 엄청난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다. 찰나의 순간 그는 버스 앞문이 열려있어 무조건반사적, 본능적으로, 무작정 후다닥 버스에 올라탔다. 요즘 우리나라 날씨가 동남아 지역 날씨(스콜)처럼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덕스런 경우가 많다.이날도 서울지역은 하루에도 몇 번을 웃다 울다를 반복할 정도다. 유 구청장이 버스에 올라 탔더니 볼 일(?)을 보던 기사도 자신의 뒤를 좇아 버스안으로 뛰어올라 오더란다.그는 “휴~ 죽으라는 법은 없는가 보다. 만일 문제 시내버스가 없었다면 폭우를 쫄~딱 뒤집어쓸 뻔했다. 우산도 없고, 피할 곳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 한 명도 없었다. 더욱이 모시옷이라 몇 초만 비를 맞았다면 완전히 젖어서 꼴이 볼만했을 것”이라고 혼자 생각했다는 것.또 “하늘이 도운 건지(병 주고 약 주고), 버스가 도운 건지, 기사 아저씨의 방광이 도운 건지 몰라도, 아무튼 나는 대중교통의 날에 '본의 아니게' 대중교통을 이용, 당당하게 출근을 했다”고 맺었다.유 구청장은 혼자 걸어서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우연찮게 버스를 만났고, 버스 기사가 버스 뒤쪽에 서서 볼 일(?)을 보다 소나기 벼락을 맞아 둘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버스 안으로 들어간 사연을 재밋게 표현, 읽은 사람들로 하여금 잠시나마 미소짓게 하는 (유 구청장) 특유의 글 재주를 뽐냈다. 전날에도 유 구청장은 6번째 글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같은 청사'에 영혼을 불러 넣었다'는 내용 글 올려 지난 7년간 구청사 곳곳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작가다운 발상과 글 재주를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아무튼 유 구청장은 '유쾌한 구청장'임에 틀림 없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