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간 호미질로 땅굴 판 뒤 송유관 기름 4억 8천만 원어치 훔쳐

송유관 위에 창고 짓고 안에서 삽과 호미로 45일간 땅파3달 동안 37만ℓ 빼돌려 리터당 200~250원 싸게 주유소에 판매하다 적발

기름 훔치려 뚫은 땅굴/사진=연합뉴스

충북 옥천에서 송유관의 위치를 알아내고 땅굴을 판 뒤, 기름을 빼돌려 불법 판매한 일당 6명이 붙잡혔다.이들은 지난 3월 충북 옥천군에서 철로 주변에 송유관이 묻혀 있다는 사실을 듣고 그 위에 창고를 지었다. 좁은 창고에 삽과 호미를 들고 모인 남자 6명은 열심히 주변 땅을 파기 시작했다. 한 달 반동안 맨땅을 판 결과 깊숙이 묻힌 송유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은 곧바로 40m 길이 땅굴과 송유관을 고무호스로 연결해 기름을 빼냈다.혹시라도 범행이 발각될까 봐 하루에 약 1∼2만ℓ만 훔쳐 화물트럭을 개조한 기름탱크에 실었다. 맨손으로 어렵게 뚫은 땅굴 주변에는 폐쇄회로(CC)TV까지 달아 불시 단속에 대비하기도 했다.

송유관 주변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사진=연합뉴스

이들이 이렇게 석달 동안 훔친 기름은 무려 37만ℓ. 시중 판매가격으로 4억8천만 원에 달했다. 이들은 훔친 기름을 싣고 전북 익산의 주유소 2곳을 찾았다.주유소 주인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기름을 시세보다 200∼250원 싸게 사들여 되팔았다. 서로에게 득이 되는 이들의 은밀한 거래는 범행을 눈치 챈 경찰 단속에 한 달도 안 돼 탄로 났다.경찰은 훔친 기름이 주유소에 흘러들어 간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이 파낸 땅굴에서 고무호스와 CCTV 등을 압수했다.이씨는 "예전에 하던 사업이 망해서 먹고 살기가 어려웠다. 철로 주변에 송유관이 묻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는 사람들과 땅을 팠다"고 말했다.경찰은 이씨 등 2명을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김모(40)씨와 주유소 주인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경찰 관계자는 "기존 송유관 절도는 중장비를 이용해 땅을 파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들은 한 달 넘게 손으로 땅을 팠다"며 "대한송유관공사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또 다른 절도 현장이 없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아시아경제 티잼 하나은 기자 onesilv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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