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담화' 이끈 고노 요헤이 전 장관 장남 외무상에 발탁방위상엔 '핵무장·적기지 공격력 강화' 외치는 강경파 내정자민당·전직 관료로 채우며 '쇄신' 부족하다는 지적 자민당 정조회장으로 옮기는 기시다 외무상, '포스트 아베' 굳히기 전략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잇단 스캔들과 논란으로 사상 최저 지지율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오후 개각을 단행한다. 아베 총리는 인물 교체로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지만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 속에 개각 승부수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번 개각으로 전체 대상 각료 19명 중 14명이 교체된다. 전직 각료 출신 7명이 재기용되고 여성 2명을 포함한 6명이 처음 입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고노 타로 신임 일본 외무상
특히 새 외무상에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행정개혁담당상이 내정되면서 한일 관계에도 일정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고노 담화를 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의 장남이다. 고노 담화는 위안부에 대한 강제성과 일본의 책임을 인정한 첫 정부 발표다. 고노 전 담당상은 탈원전 실현을 위한 초당파 의원들의 모임에서 공동 대표를 맡는 등 평소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밝히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그는 일반 기업에서 근무하다 정계에 진출한 뒤 7번에 걸쳐 중의원에 당선됐다. 자위대 문서 은폐 논란에 휩싸여 물러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 후임에는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되는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이 내정됐다. 오노데라 전 방위상은 평소 '적 기지 공격능력 강화'와 일본의 핵무장을 주장해 온 인물이다. 이로써 위안부 문제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많은 해결 과제를 안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아베 정부 양측의 외교·국방 파트너가 모두 새 얼굴로 바뀌게 됐다. 아베 총리의 대표적 정책인 '아베 노믹스'를 비판하고 정권에 쓴소리를 해 온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자민당 총무회장은 총무상에 취임한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불통'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던 인물을 내각에 들이며 '포용' 이미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재생담당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정조회장이 내정됐다. 마쓰야마 마사지(松山政司) 참의원 국회대책위원장이 1억총활약상을, 에사키 데쓰마(江崎鐵磨)는 오키나와ㆍ북방영토문제담당상에 오른다. 법무상에는 여성인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전 법무상, 후생노동상에는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1억총활약상이 각각 내정됐다. 내각의 핵심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유임된 데다 교체 인사 대부분이 자민당 출신에 전직 관료 출신들이 포진되면서 회전문 인사가 여전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번 인선이 안정감에 지나치게 무게를 실은 탓에 쇄신감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자민당 정조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岸田文雄)에게도 눈길이 쏠린다. 기시다 외무상은 아베 총리를 직접 만나 '총리 등용문'으로 불리는 자민당 3역 중 하나인 정조회장을 맡는 것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기시다 외무상이 향후 당 활동을 통해 '포스트 아베'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실히 다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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