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헤이애덤스 호텔에서 열린 우리 참여 경제인과의 차담회에서 경제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허창수 GS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 대통령,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이사,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사진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자유무역협정(FTA) 발효된 5년 동안 우리가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한 건 오히려 줄었다"며 "반대로 미국으로부터 한국이 수입한 건 많이 늘었다"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특별 공동위원회를 오는 8월 워싱턴에서 개최하자고 공식 요청한 데 대해 한미 양국의 자동차 교역현황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연 이게 FTA 효과에 의해 미국 측의 무역수지 적자가 가중된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한미 양국이 FTA)개정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 사례로 꼽은 자동차와 철강무역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철강의 경우 최근 수년간 각종 수입규제로 대미 수출이 줄고 있고 연간 대미 수출액(23억달러)도 자동차(155억달러)의 6분의 1 수준이어서 자동차가 재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2014년 8월 정몽구 회장이 미국 앨라배마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자료사진]
-무역수지는 불균형…수출·내수서 美가 약진교역만으로는 한국에 유리한 듯 보이지만 양국 산업특성과 내수·투자현황 등을 종합하면 한국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4억9000만달러로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액(16억8000만달러)의 9배에 달한다. 최근 이런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2011∼2016년 5년간 한국 자동차의 대미수출액 증가율은 12.4%.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의 대한국 수출액 증가율은 37.1%로,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더 늘어난 셈이다. 올 1∼5월의 경우 자동차(65억1000만달러·8.5%↓)와 자동차부품(25억3000만달러·14.9%↓)의 대미 수출은 마이너스가 됐다.양국 대표기업의 실적도 엇갈린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33만644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실적이다. 기아차도 9.9%가 줄어든 29만5736대를 파는 데 그쳤다. 반면 국내시장에서 미국 포드의 익스플로러는 6월 한 달에만 역대 최고인 790대를 팔아 누적판매 2만대를 앞두고 있다. 캐딜락도 5, 6월 두 달 연속 200대 이상을 팔았다. 미국 자동차의 상반기 내수판매량은 981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으며 시장점유율도 7.5%에서 8.3%로 높아졌다. 미국이 비관세장벽으로 꼽은 연비규제와 수리이력고지도 과도한 규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연비 규제는 ℓ당 17㎞로, 미국(16.6㎞)보다 높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18.1㎞를 적용하고 있고 일본도 미국보다 높은 16.8㎞다. 수리 이력 고지는 미국 36개 주(州)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제도를 이미 시행 중이어서 한국차도 같은 규제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