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기자
1일 홍콩의 독립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홍콩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민주화와 독립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홍콩을 향해 '중앙권력에 도전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주권반환 20주년을 맞아 홍콩을 방문했던 시 주석은 1일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정부 출범 연설에서 "국가주권 안전에 대한 어떤 위해나 중앙권력 및 홍콩기본법 권위에 대한 도전, 홍콩을 이용한 중국 본토의 침투·파괴는 모두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으로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시 주석은 지난달 30일에 새로 출범하는 홍콩 정부 각료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홍콩에서 실천한 일국양제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일련의 중대 정치 법률 문제를 온건하게 처리함으로써 '홍콩 독립' 세력의 기를 효과적으로 꺾어달라"고 주문했다.(사진=AP연합뉴스)
시 주석은 같은날 홍콩에 주둔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사열할 때도 강성 이미지 드러냈다. 섹콩(石崗) 군영에서 이뤄진 시 주석의 홍콩주둔군 사열에는 모두 20개 부대 3200명의 육해공 병력과 탱크 61대, 헬기 12대가 참여했다. 홍콩 주권 반환 이래 20년동안 이뤄진 5차례의 열병식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앞서 홍콩주둔군을 관할하는 위안위바이(袁擧柏) 남부전구 사령관은 홍콩 주둔군이 더 이상 홍콩의 주권을 상징하는 존재가 아니라 전투태세를 갖춘 실질적 군대로 전환됐다고 밝혔다.시 주석이 홍콩 방문에서 연일 강경발언과 행동을 보인 것은 홍콩의 범민주파를 중심으로 중국화에 대한 비판과 홍콩 독립론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전날 홍콩 차기 정부에 "일국은 뿌리이자 바탕으로, 뿌리가 깊고 바탕이 굳건해야 줄기와 잎도 무성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같은 움직임을 비판했다.(사진=AP연합뉴스)
하지만 홍콩 내에서는 시 주석이 방문한 기간 내내 곳곳에서 독립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1일 열린 '7·1 대행진'에는 주최 측 추산 6만여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석해 최근 말기암 판정을 받고 가석방 된 류사오보에 대한 완전한 석방을 요구하는 한편 중국과 시 주석의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