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김수현, ‘박열’ 투사 vs ‘리얼’ 보스...주사위는 던져졌다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CJ엔터테인먼트]'박열', '리얼' 포스터

독립투사와 카지노보스가 6월 극장가에 동시에 찾아왔다. 28일 개봉한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과 ‘리얼’(감독 이사랑)의 이제훈·김수현이 바로 그 주인공. 두 사람은 30대 훈남 배우, 충무로 블루칩, 그리고 ‘인생 캐릭터’를 맡았다는 공통점과 함께 동시기 개봉작으로 맞붙는 셈이 됐다.이제훈·김수현 모두 각 작품에서 원톱으로 나섰다는 점과 기존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인물을 연기했다는 유사함이 있으나 동시기 개봉작이란 측면에서 묘하게 ‘대결 구도’ 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과연 ‘박열’ 이제훈과 ‘리얼’ 김수현은 영화 속에서 어떻게 다를까.▲ 독립투사의 열의 곧 배우의 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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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은 1923년 도쿄, 6천 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최희서)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이제훈은 일본 제국을 뒤흔든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 박열의 환생이라고 해도 납득이 갈 만큼 완벽한 캐릭터 변신을 이뤘다는 반응이다. 캐릭터의 결을 살리기 위해 외모 변신은 물론, 일본어까지 섬세히 준비했다는 것. 특히 그는 ‘박열’을 통해 전작 ‘건축학개론’,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시그널’ 등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감정선을 드러냈다. 이제훈 스스로도 “‘박열’이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이제훈은 극중 감옥에서 탄식 투쟁을 벌이던 박열의 생생한 심경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내내 자발적으로 금식을 하며 몰입했다. 이는 그가 이번 캐릭터에 얼마나 많은 애정과 노력을 쏟아 부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 이에 따라 ‘박열’에는 실제 독립운동가의 투지와 함께 이제훈의 열정이 담겨있다, 또 그의 영혼의 동반자 가네코 후미코의 삐뚤어진 흔적을 비판할 수 있는 떳떳한 사유가 담겨있다. '동주'로 송몽규, 윤동주의 심경을 피력한 이준익 감독에겐 '박열' 그리고 이제훈은 운명같은 영화였을 터다.▲ 절실함이 곧 혼신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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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두 남자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느와르 작품. 김수현은 이 작품에서 1인 3역, 혹은 4역에 가까운 캐릭터를 소화하며 극 대부분의 스토리를 끌고 갔다. 그는 촬영 중 부상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혼을 다해 충실히 작품에 임했다. 그래서 ‘리얼’은 김수현이 4년 만의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포함해 배우 스스로에게도 진정성이 담길 수밖에 없다. 최근 ‘리얼’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김수현은 “이 영화가 20대의 대표작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을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MBC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처음 대중에 얼굴을 알린 뒤 신중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김수현을 스타덤으로 만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비롯해 원톱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까지 배우로서 탄탄한 궤도를 걸어왔다. 이런 가운데 ‘리얼’은 김수현의 군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공산이 크기에 한층 더 큰 의미를 두는 상황일 터다. 그러나 많은 기대와는 달리 ‘리얼’ 시사회 이후 거침없는 악평이 쏟아진 바 있다. ‘망작을 넘어선 괴작’이라는 혹평까지 난무했다. 이사랑 감독은 이름부터 외모까지 동일한 두 남성의 액션 느와르를 그리고자 했으나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로 외려 관객을 혼란시켰다는 지적이다. 또 조우진, 이성민, 이경영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리얼’의 구원투수 격으로 나섰지만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역부족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이사랑 감독은 “신인 감독이라 의욕이 넘쳐서 이야기가 방대해졌고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결국 비중을 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몇몇 영화팬들은 외려 방대하고 복잡한 전개로 인해 김수현의 호연이 묻힌다는 아쉬움을 보였다. 물론, 화제·문제작에는 원래 이같은 호평도 혹평도 모두 잇따르는 법이다. 김수현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기 위해선 ‘리얼’만한 작품이 없다는 목소리 역시 크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고혹적, 샤프함, 때로는 미스터리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군입대전 마지막 작품 등 절실한 마음과 진심어린 상황이 김수현을 ‘혼신의 연기’로 이끌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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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박열’이 33.1%로 실시간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리얼’은 28.3%를 차지해 ‘박열’과 4.8% 포인트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제훈과 김수현의 영화적 대결이 흥행스코어만으로 판단될 수 있는 요소는 아니지만 두 사람 모두 열연을 펼쳤기에 두 작품의 활약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독립투사로 분한 이제훈과 카지노보스로 변신한 김수현. 이들 중 최후의 미소를 지을 자는 누구일까. 현재까지는 독립투사의 승리가 유력해 보인다. ‘박열’ 이제훈과 ‘리얼’ 김수현, 두 작품의 접전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 추이가 주목된다.아시아경제 티잼 소준환 기자 type1soju@naver.co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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