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서울 한 구청장

최창식 중구청장, 매달 넷째주 수요일마다 지하철 타고 출퇴근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매달 넷째주 수요일마다 오전 8시 무렵 지하철 3호선 약수역에 가면 낯익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이다.교통카드를 찍고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해 서류가방을 든채 플랫폼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여느 직장인과 다름없다. 그가 매일같이 관용차를 타고 중구 곳곳을 누비는 중구청장이라는 생각이 안들 정도다.1호차 운전기사이자 수행비서인 박병기 주무관과 함께 3호선 충무로역에 도착한 최 구청장은 약 10분 거리인 구청까지 걸어간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과 만나면 미소를 짓거나 손인사를 한다.아침에 출근할 때 소요되는 시간은 약 25분 정도. 1호차를 타고 출근하면 15분 정도 걸린다.'대중교통 이용의 날' 은 2011년 전 세계적인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절약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2011년3월부터 서울시가 매달 넷째주 수요일을 대중교통 이용의 날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이날에는 서울시와 산하기관, 도심 공공기관 주차장이 폐쇄된다. 중구청 주차장도 폐쇄돼 직원들과 구청을 방문하는 주민들은 구청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다. 다만, 관용차량과 장애인 차량들은 예외로 이용 가능하다.

최창식 중구청장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대중교통 이용으로 나날이 늘어나는 미세먼지로부터 대기환경을 개선하고 교통 체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대중교통 이용의 날에 대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최 구청장이 이렇게 매달 넷째주 수요일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은 지난 해 7월부터. '대중교통 이용의 날' 운영이 대부분 과장 전결로 이뤄지다보니 뒤늦게서야 구에서 그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다.직원들도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라면 구청장인 본인도 당연히 동참해야 된다는 생각에 7월27일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다.구청장 스스로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하자 처음에는 많은 직원들이 당황해 했다. 역대 구청장중 이런 경우가 한번도 없었기에 의전도 그렇고 갑자기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지난 5월24일에는 오전 7시30분에 열리는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에 맞춰 일찍 지하철역으로 향하다가 을지로5가 한 목공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택시를 타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오전 5시30분쯤 화재가 발생한지 채 30분도 안되서다."지하철역 부근에서 택시를 잡았는데 2014년 10월까지 3년간 1호차를 몰다 정년퇴임한 전 운전기사가 모는 택시였어요. 그때 얼마나 반가웠던지 몰라요."현장에서 화재 진압을 위한 구의 지원에 대해 각종 지시를 내린 최 구청장은 화재가 진압되자 다시 택시를 타고 서울시 구청장협의회가 열리는 시청으로 향했다. 대중교통 이용의 날에 출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근무시간내 외부 행사나 회의때 이동은 1호차를 이용한다. 퇴근도 외부에서 행사가 끝나면 1호차를 타고 하지만 구청에서 일정이 끝나면 역시 지하철을 이용해 귀가한다.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만큼 최창식 구청장은 왠만한 거리는 걸어다닌다. 특히 구청 주변의 음식점에서 오찬이 있으면 바쁘지 않은 이상 1호차를 타는 대신 걸어서 이동한다. 그래서 점심시간 무렵 중구 거리에서 최 구청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최 구청장은 "BMW라고 하죠? Bus, Metro, Walking 이것만 해도 건강을 지킨다고 하네요. 미세먼지도 줄이고, 건강도 좋아지고, 지구 환경도 보호하고 얼마나 좋아요! 구청장을 하는 동안 대중교통 이용에 솔선수범해서 우리 구민들이 직원들이 같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고 맺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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