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산토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화성=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기에, K리그도 외국인 선수가 오랜 기간 활약하기에는 분명 쉽지 않다. 그것도 K리그 최고 경기라고 불리는 슈퍼매치를 많은 연차로 경험하기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수원 삼성 공격수 산토스(32)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슈퍼매치에서 FC서울 공격수 데얀(36)과 함께 주목 받아야 할 공격수가 아닐까. 산토스는 한국생활이 7년차. 수원에서 지난 2013년부터 4년동안 활약하고 있다. 슈퍼매치도 같이 4년째. 열다섯 번 경험했다. 그 사이 입맛은 한국인이 다 됐다. 산토스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가족들이 한국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우한 잘FC)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2013년부터는 잘 먹는다. 집앞에 있는 식당에서 먹는 가정식백반을 좋아한다. 가정식백반을 주문하면 된장찌개가 같이 나온다. 정말 맛있다. 와이프는 김치찌개를 좋아하고 아이들도 고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도 아직 슈퍼매치는 "어렵다". 산토스는 "슈퍼매치를 할 때마다 놀라운 광경들을 본다"고 했다. 그는 "몸이 안 좋았던 선수들도 일어나서 훈련하게 만드는 것이 슈퍼매치다. 여러번 했지만 아직도 슈퍼매치는 매우 어렵다. 두 팀이 서로 조심하기 때문에 실수에 의한 골이 많다. 슈퍼매치를 또 이기면 큰 힘을 받고 다음 경기에서는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고 했다.산토스는 "슈퍼매치가 한국에서 뛰게 하는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안 될 수가 없다. 정말 많은 한국팬분들이 경기를 보러 온다. 모두가 슈퍼매치를 이야기하고 경기를 앞두고 사회망서비스(SNS)에서도 팬들이 메시지를 보내준다. 두 팀 모두 이 경기는 지기 싫어한다. 분명 모든 순간이 역사에 남고 더 집중하게 되고 나에게도 슈퍼매치는 매우 특별하다"고 했다.가장 기억에 남은 슈퍼매치는 지난 2013년 10월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정규리그 홈경기였다. 당시 수원은 산토스가 후반 13분 선제골을 넣는 등 활약을 앞세워 서울을 2-0으로 이겼다. 산토스는 "내가 바이시클킥으로 골을 넣었고 정대세가 또 골을 넣었다. 많은 팬분들이 와주셔서 재미있었던 경기였다. 때마침 당시 브라질 대표팀이 국가대표 평가전을 위해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다. 그때 내 친구 루이스 구스타보(30)를 비롯해 브라질 대표 선수들이 숙소에서 텔레비전으로 슈퍼매치를 모두 봤다. 나중에 내가 브라질 대표팀 훈련장에 방문했을 때 구스타보로부터 '한국도 축구가 정말 인기'라며 축하해줬고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도 받아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산토스는 "한국, 수원에서 뛰고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구스타보와도 이야기했지만, 브라질에서 유스 선수일 때 먹을 수 있는 것도 없었고 너무 어렵게 축구를 했었다. 지금은 정말 좋은 환경에서 즐겁게 축구하고 있다. 이전의 어려웠던 기억들은 나쁜 것이 아니다. 이를 바탕올 내가 갖고 있는 지금의 조건들에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수원 삼성 공격수 산토스, 서정원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에서 오래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골일 것이다. 산토스는 꾸준했다. 그는 지난 2014~2016년 세 시즌 동안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또한 올 시즌에는 수원 역대 정규리그 최다골 신기록을 썼다. 서정원 감독(47)이 1999~2004년 기록한 마흔여섯 골을 넘었다. 지난 5월3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마흔일곱 번째 골을 넣고 현재까지 수원에서 정규리그 쉰 골을 넣었다. 골을 넣을 때마다 새 역사가 된다.산토스는 "골을 많이 넣을 수 있어서 좋다. 나는 공격수다. 내 자리에서는 항상 골을 많이 넣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또 경쟁이고 매 훈련을 열심히 한다"고 했다.올 시즌은 정규리그 열두 경기에서 네 골을 넣었다. 산토스는 "득점왕의 목표가 있다. 내가 공격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득점왕은 외국인 선수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자일(29·전남)이 아홉 골로 1위고 산토스 등이 맹추격하고 있다. 산토스는 지난 2011~2012년 자일과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산토스는 "자일과는 의형제와도 같다. 처음에는 자일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 이전보다 더 침착해지고 결정력이 좋아지면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더라. 한국 적응에 내가 많이 도와줬다. 지금은 가끔 집에서 만나면서 시간을 같이 보내기도 한다"고 했다.산토스는 이번 슈퍼매치에서는 데얀과 '골잡이 대결'을 할 것이다. 데얀도 여덟 골을 넣어 득점 2위. 산토스는 "서울의 아디 서울 코치(41)로부터 데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데얀은 골문 앞에서 능력이 탁월하고 좋은 선수다. 슈퍼매치에서 그를 막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했다.
수원 삼성 공격수 산토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산토스는 "내 목표는 수원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자신의 최종 목표"라고 했다. 이를 위해 주변의 유혹의 손길도 뿌리쳤다. 산토스는 "소문들이 돈다. 내게도 해외 오퍼들이 있었고 떠날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가기 싫었다. 프로는 당연히 돈이 중요하지만 우리 가족이 한국을 좋아한다. 지금 잘 적응하고 잘 생활하고 있다. 나와 내 가족의 인생을 우선으로 생각했다"고 했다.이어 "지금 시점으로는 수원에서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구단과 이야기를 해봐야 할 문제다. 브라질이 아닌 한국에서 은퇴를 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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