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스리백 가동…0-0
기성용이 중앙서 수비진 조율
수비선 효과 봤지만 공격은 답답
여러 실험 해봐, 결과 의미 없다
기성용 [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축구대표팀이 8일(한국시간) 열린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서 이겼다면 좋았겠지만 비겼어도 소득은 있었다. 원정경기의 위험으로부터 골문을 지키기 위한 수비전술 시험은 해볼 만했다. 토너먼트 결승에서 경기 종료를 몇 분 앞두고 총공세를 하듯 이라크의 골문을 노릴 이유는 없었다.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좋았고, 과정을 통해 문제점을 살핀다면 카타르 원정에서 승점 3점을 기대할 수도 있다.대표팀 주장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라스알카이마 에미레이츠클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긴 다음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적응을 했다"고 강조했다. 결과 대신 내용을 얻었다는 뜻이다.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0위인 이라크를 상대로 골을 넣지 못했다. 그래도 소득은 있다. 수비수 세 명을 세우는 스리백(3-back) 전술을 충분히 실험했다.우리 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유독 원정경기에 약했다. 1무2패, 승점 1점을 따는 데 그쳤고 이 부진이 짐이 됐다. 수비전술을 성공적으로 실험해 선수단 전체가 확신과 자신감을 가져야 했다. 이라크와의 경기는 실험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3)은 "중요한 경기였다면 경기 시작 5분 만에 포백(4-back)으로 전환했어야 했다. 실험한다는 차원에서 스리백을 유지했다"고 했다.대표팀의 스리백은 두 가지가 혼합됐다. 수비수 세 명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정통적인 방식을 사용하면서 중앙 수비수가 수비와 미드필더 자리를 오가는 변화를 가미했다. 기성용이 열쇠였다. 기성용은 홍정호(28ㆍ장쑤 쑤닝), 장현수(25ㆍ광저우 R&F) 사이에서 수비진 전체를 지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에 더 적극적이었던 점을 참고하겠다"고 했다.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오는 14일 도하 원정경기에서 의미있는 승점을 따낼 수 있다.공수 불균형은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 스리백을 선택한 대표팀의 수비는 안정됐지만 공격이 답답했다. 우리 진영에 수비수들이 세 명 이상 머무르면서 상대의 빠른 공격을 저지했다. 지동원(26ㆍ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25ㆍ토트넘) 등 일선 공격수들의 압박이 잘 돼 수비는 더 단단해졌다. 그러나 공격수들이 94분 동안 슈팅 다섯 개를 시도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유효슈팅은 없었다. 대표팀은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 세 경기를 앞뒀다. 카타르와 경기한 다음에는 이란(8월31일ㆍ홈)과 우즈베키스탄(9월5일ㆍ원정경기)을 상대한다. 한국은 8일 현재 A조 2위(4승1무2패ㆍ승점13)다. 조 2위까지는 본선에 직행한다. 하지만 3위 우즈벡과 불과 1점차여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카타르를 잡아야 2위를 지킬 수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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