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커제 9단과 이세돌 9단 / 사진=한국기원 제공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대상으로 승리한 유일한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세계 바둑 최고수인 중국의 커제 9단이 이변을 일으킬 것인가. 인간과 인공지능(AI)간 세기의 바둑 대결이 다시 펼쳐진다. 구글 딥마인드는 23~27일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행사를 통해 알파고와 중국 고수들과의 바둑 대국을 개최한다. 커제 9단과 알파고는 23일, 25일, 27일 세 차례에 걸친 맞대결을 펼친다.인간과 AI 대결 2라운드의 주인공으로 나선 19세의 바둑천재 커제는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다. 그는 전날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알파고에게서 앞선 생각을 배운다"라며 "전에는 알파고의 수가 인간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알파고가 인간에게 주는 느낌은 신선(神仙) 같다"고 말했다. 또 "알파고의 대국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알파고와 대국에서 패한다면 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920개의 CPU와 280개의 GPU, 구글의 기술진 등으로 무장한 알파고에 맞서 1승4패를 기록한 이세돌에게 "그(이세돌)를 응원했는데 이제는 야유한다. 인류 바둑기사의 대표 자격이 없다"고 떠들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4국에서 이세돌 9단(오른쪽)이 첫수를 착점하는 장면. / 사진=한국기원 제공
알파고도 달라졌다. 커제와의 대국을 펼치는 알파고는 이세돌과 대결하던 1.0버전(1세대)이 아닌 2.0버전(2세대)이다. 커제는 온라인 바둑을 통해 '마스터'라는 아이디(ID)를 사용한 알파고 2.0 시제품과 3번 겨뤄 모두 패했다. 당시 알파고는 커제 외에도 세계 최고수들과 60번의 대국을 진행해 모두 이겼다. 대국 시간은 지난해 대결보다 인간에게 유리하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으로 지난해보다 1시간 늘었다. 다만 알파고는 인터넷 60연승 당시 모든 수를 20초 내에 두었다. 바둑 전문가들은 이미 알파고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중국 바둑의 원로 녜웨이핑 9단은 알파고의 전승을 예상했다. 구리 9단은 커제의 승률이 10%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한편 구글 딥마인드는 대국 기간인 26일 중국 대표팀과 알파고 간의 상담기를 진행한다. 중국 출신 세계 챔피언 5명이 알파고와 돌을 놓아보고 토론하며 착점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구리 9단은 롄샤오(3위)와 함께 페어바둑에 출전한다. 일종의 단체전과 복식전이다. 하지만 인간의 승률은 '제로(0)'로 점쳐진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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