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주희정 '농구 생각 없이 푹 자고 싶다'

은퇴 주희정, 초등학교때부터 29년간 올인…향후 계획은 지도자 연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농구 삼성의 가드 주희정(40)은 은퇴하면 "농구 생각 없이 딱 일주일만 푹 자고 싶다"고 했다. 주희정은 부산 대신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를 시작해 29년 동안 농구만 했다.주희정은 "1년 중 절반 이상을 농구와 보냈다. 가족들과 휴가 중에도 내 맘과는 반대로 농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고 했다. 그만큼 농구를 좋아했다. 하지만 주희정은 "한편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한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그게 점점 심해졌다. 부담이 됐다"고 했다.주희정은 지난 16일 유니폼을 벗고 짐을 내려놨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이 됐지만 재계약 대신 은퇴하기로 결심했다. 지난 1997년 원주 나래(현 원주 동부)에서 프로로 데뷔한 뒤 딱 20년 만이다. 주희정은 "매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발전하고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1, 2년을 보내다보니 20년이 됐다"고 했다.주희정은 프로 통산 1100경기에 나가 한국 프로농구 사상 최다인 5734도움 1584가로채기를 기록했다. 득점은 9128점, 트리플더블도 여덟 번으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이 했다. 상도 따랐다. 생애 한번 밖에 허락되지 않는다는 신인상은 지난 1997~1998시즌에 받았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는 2000~2001시즌, 정규리그 MVP는 2008~2009시즌에 탔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만든 기록들이다. 주희정은 훈련 때 하루 500개 슛을 하고 야간훈련도 빠진 적이 없다. 주희정은 "내 기록은 할머니(김한옥ㆍ별세)께서 하늘에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은퇴 소감에서도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지만 어려서부터 단둘이 함께 지낸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주희정은 갓난아기 때부터 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김 여사는 구멍가게를 하며 손자를 돌봤다. 주희정은 지병을 앓는 할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고려대를 2학년 때 중퇴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는 항상 '부끄럽지 않은 손자'가 되기 위해 뛰었다. 주희정의 도전은 계속 된다. 그는 삼성 구단과 의논해 미국 또는 유럽으로 지도자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그는 "나만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잘 전수해줄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 은퇴 후에도 '꾸준한 주희정'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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