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오늘 아침에는 '굿모닝'으로 시작한다."(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하여튼 오늘 '굿모닝'이다."(문재인 대통령) 어제의 '적'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농담을 주고 받는 훈훈한 모습으로 재회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박 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부를 차례로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굿모닝'으로 운을 뗐고 문 대통령도 '굿모닝'으로 응수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들이 주고 받은 '굿모닝'은 박 대표가 대선기간 중 매일 같이 문 대통령을 공격하는 발언으로 하루를 시작해 '문(文)모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긴 것을 빗댄 말이다. 문 대통령과 박 대표는 함께했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시절부터 앙숙이자 경쟁자였다. 2015년 전당대회에서는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도 했으며 분당으로 서로 떨어져 있을 때도 대선승리를 위해 치열하게 격돌해 왔다. 두 사람은 이날 국정 협력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주고받았다. 박 대표가 "(조각) 거명 인사를 보니 아주 좋은 분이 있어 신선하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제가 대탕평, 대통합의 자세로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렇게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미지수다. 우선 국민의당은 이번 대선 참패로 내홍에 빠진 상황이다. 박 대표도 문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11일 지도부 총사퇴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이 내홍 수습을 위해 새 정권과의 '허니문' 관계를 예상보다 빠르게 끝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상 대선 직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국론통합을 위해 야당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곤 한다. 하지만 내부 수습이 쉽지 않은 국민의당이 새 정부에 각을 세워 당내 불만을 외부로 돌리는 방식으로 위기를 타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안철수와 박지원이라는 당 최대주주가 2선으로 후퇴하고 이번 대선을 통해 지역기반인 호남에서 참패한 국민의당의 내홍이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다"며 "국민의당이 내홍을 끝내기 위해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대여(對與)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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