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7)의 LG전자 부스를 찾아 기술과 제품들을 점검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전략 스마트폰 'LG G6'를 공개하고 전시공간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사진=LG전자 제공)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으로 MC사업본부에서만 4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자, 다른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실적이 악화됐다. 그 결과물이 지난해 4분기 352억원의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조성진 부회장은 침체된 LG전자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세탁기 세계 1등 신화를 다른 사업부분에 접목시켜 LG전자의 저력을 되살리라는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조성진 부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LG전자 직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해는 차별적 지위를 확보하지 않는 이상 세상의 변화 속도와 경쟁 상황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감한 한 해였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LG전자는 올해의 경영 키워드로 '주도적 변화 창출'을 제시한다."'주도적 변화창출', 조성진 부회장이 던진 메시지는 LG전자 체질개선이라는 목표를 담고 있었다. 조성진 부회장은 "3가지 실행 과제를 당부드린다. 첫째는 '한 발 앞선 경쟁 준비'와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실행 체질화, 둘째는 진정한 책임경영의 실현, 셋째는 회사 저력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라고 말했다.LG 트윈타워
LG전자의 저력에 대한 믿음감과 자신감으로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메시지였다. 조성진 부회장은 LG전자 위기의 원인 중 하나였던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서도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외부에서는 스마트폰 사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조성진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경우 길이 보일 것이라면서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7일 LG전자 1분기 잠정 영업실적이 발표됐다. 이른바 조성진 체질개선 효과가 실적으로 증명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잣대였다. LG전자가 1인 CEO 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경우 조성진 리더십도 흔들릴 수 있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92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4%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적으로도 2009년 2분기(1조2438억원)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352억원 영업적자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던 LG전자가 확 바뀐 성적표를 내놓은 셈이다. LG전자가 깜짝 놀랄 영업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조성진 체질 개선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성진 부회장은 특유의 현장중심 경영을 토대로 각 사업부문의 체질개선에 앞장섰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야전사령관 스타일인 조성진 부회장의 가전 성공 DNA가 LG전자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시킨다면 수익성 호조세는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