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큰둥한 아이도 궁금증 폭발하게 만드는 법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요즘,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나들이를 겸한 체험학습을 하기 딱 좋다. 올해는 5월 초와 6월 초 최장 5~7일간의 연휴 기간에 맞춰 단기방학(재량휴업일)을 결정한 학교들이 많아 좀 더 다양한 곳에서, 더 오랜 시간 야외활동이나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가족과 함께 찾은 전국 곳곳의 지역축제나 여행 중 잠시 들른 역사ㆍ문화유적지, 놀이공원 내 동물원, 도심 속 박물관과 미술관, 공연장 어느 곳이든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경험이자 직접 보고 듣고 배우는 공부의 장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체험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체험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사전 준비 및 사후 활동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오용순 연구소장은 "자녀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주제로 정한 뒤 직접 준비 과정과 체험, 그리고 체험학습이 끝난 뒤 심화학습까지 마치면 그 날 배운 내용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고, 학습효과도 최고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①문화유적지 등 장소 정하고②독서 통해 사전탐색 흥미 UP③궁금했던 점 스스로 확인하고④체험 내용 정리하며 심화학습◆'아는 만큼 보인다' 호기심 자극= 체험학습의 주제와 장소를 정할 때는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고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체험학습 장소를 부모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막상 현장에서 아이의 반응은 시큰둥할 수 있다. 역사나 과학, 예술, 문화 등 다양한 관심 분야를 살펴볼 수 있도록 충분한 사전 탐색 시간을 갖되, 아이가 결정을 어려워한다면 몇 가지 체험학습 장소를 부모가 먼저 선별한 뒤 아이가 최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주제와 장소가 확정된 다음에는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는 시간을 갖자. 체험학습 주제와 연관된 도서를 읽으며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호기심도 갖게 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아이는 어떤 체험활동을 할지 상상하고, 미리 익힌 내용 덕분에 현장에서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가고자 하는 체험 장소, 하고자 하는 활동, 관련인물 등과 관련한 책을 미리 읽되, 단순히 읽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궁금한 점을 찾아보도록 하면 더욱 좋다. ◆궁금한 점은 아이 스스로 확인= 체험학습을 할 때는 사전에 정리해 둔 궁금증 리스트를 챙겨 스스로 답을 찾아 갈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고흐 미술전을 가기로 계획했다면 사전에 고흐의 일생과 작품 등에 대해 설명하는 책을 읽고, '미술관에는 책에서 본 작품 외에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고흐는 주로 어떤 작품을 그렸을까?' 등 궁금한 사항을 미리 적어보도록 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점을 현장에서 해소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기존에 알았던 지식과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연결해 가며 살아 있는 지식을 쌓을 수 있다.체험학습을 나갈 때에는 간단한 메모지와 필기구도 필수다. 체험 중 찾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수시로 메모하고, 끝난 직후에는 새롭게 알게 된 내용에 대해 바로 기록하는 것이 좋다. 학교에 체험학습 보고서를 내야 할 경우에는 이런 메모가 큰 도움이 된다. 단, 지나치게 기록에만 몰두한다면 체험학습 자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체험 중에는 간단한 키워드 정도만 메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문한 곳의 입장권이나 공연 티켓, 비치된 안내 자료 등을 챙겨오는 것도 잊지 말자.부모가 체험학습을 함께 하면서 자녀에게 많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려고 하면 아이는 자칫 학습에 대한 부담을 느껴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가족여행이나 나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아이 스스로가 능동적인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험 후에는 다시 한번 정리를= 체험학습은 현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 뒤 다양한 추가 활동을 통해 학습 효율을 높이고, 체험한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하게 할 수 있다.예를 들어 인명이나 지명, 사건, 시간 등의 요소가 많은 사회 과목 체험학습이라면 보고 듣고 느낀 내용을 다양한 형태로 정리해 체계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습한 내용을 신문처럼 정리하거나('역사 신문 만들기'), 역사적 사건의 발생 위치나 분포 범위 등을 표시해보고('역사 지도 만들기') 인물의 삶을 시간 순으로 기록하다('인물 연대기 만들기') 보면 학습 내용을 한층 흥미롭게,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관련된 책을 찾아보도록 격려하면 자연스럽게 연계학습이 된다. 박물관 등을 다녀오는 과학 과목 체험학습 후에는 탐구보고서를 만들며 과학적 사고력을 키워 주는 것이 좋다. 인상 깊게 관찰한 동식물들의 사진과 함께 특징 및 소개글을 정리하거나('나만의 동식물 도감'), 천문대에서 배운 다양한 별자리 그림을 찾아 붙이고 설명까지 달아보며('나만의 별자리 달력') 탐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공연, 미술 전시회 등을 관람한 후에는 경험하고 느낀 점을 아이 스스로 재구성하도록 하면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고흐 미술전에서 '별이 빛나는 밤'이 기억에 남고 그림 속 빛나는 달이 인상적이었다면, 이를 모티브로 달과 관련된 새로운 만들기를 해 보는 식이다. 또 오케스트라를 접한 기분을 그림으로 남기거나, 발레 공연 관람 후 이를 멜로디로 바꾸어 보는 등 영역을 교차한 활동은 아이의 창의력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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