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 前대통령 방문조사 시작…'뇌물' 등 집중추궁

검찰이 4일 오전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방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 진입로 주변의 모습.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문제원 기자] 검찰이 구치소를 직접 찾아가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하고 있다. 구속 뒤 4일 만이다. 검찰이 구치소에 갇힌 전직 대통령을 '방문조사'하는 건 21년 만이다. 검찰은 1995년 11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을 각각 8차례ㆍ4차례 방문조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4일 오전 9시20분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해 오전 10시께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시작했다. 서울구치소는 조사에 대비해 책상 등 각종 집기가 갖춰진 별도의 방을 마련했다. 검찰은 지난 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신문한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을 이날 조사에 투입했다. 이원석 특수1부장은 동행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 변호사가 조사에 동석했다.유 변호사는 전날 박 전 대통령을 찾아 수 시간 동안 접견했다고 한다. 지난 달 조사 때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13개 범죄사실 전반에 관해 개괄적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을 포함한 향후 조사에서 검찰은 뇌물수수 등 핵심 혐의에 관한 세부적인 신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자백을 이끌어내거나 진술의 허점을 포착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 등 주요 공모 혐의자들과의 대질신문이 이날 진행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혐의를 부인한 박 전 대통령의 태도는 구속영장 발부의 빌미가 됐다. 이런 점을 감안해 박 전 대통령 측이 일부 사실관계나마 인정을 하고 법리를 다투는 쪽으로 대응 전략을 수정할 지 관심이다. 검찰은 이날 조사 내용을 검토해 추가 방문조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당초 검찰은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박 전 대통령 측에 통보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심리적 상황과 경호문제 등을 이유로 하루 뒤인 이날 구치소에서 조사를 받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였다.박 전 대통령은 현재 접이식 매트리스,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 등이 있는 10.6㎡(3.2평) 넓이 독거실에서 지내고 있다. 이날 서울구치소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삼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경찰 병력과 구치소 방호 인력이 구치소 진입로 근처에 배치돼 차량 진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했고 미리 만들어진 폴리스라인을 중심으로 취재진의 접근도 통제했다. 50명 안팎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는 오전 8시께부터 진입로 근처에서 태극기와 성조기, '박근혜 대통령 즉각 석방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검찰은 최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뇌물 298억원을 받은 혐의, 최씨ㆍ안종범 전 수석 등과 공모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업 강제모금을 한 혐의 등 13개 범죄사실을 근거로 지난 달 31일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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