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들, 서문시장과 금남로 놓고 치열한 쟁탈전지지층 결집, 민심 귀기울이는 일석이조 효과서문시장은 임진왜란 이후 광화문 시전, 평양장과 함께 3대 재래시장금남로는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시작과 끝홍준표·친박계, 최근 서문시장 놓고 논쟁문재인·안희정·안철수·이재명·손학규, 줄줄이 금남로行'봉하마을'·'대전역'·'5ㆍ18 민주묘지'·'국립현충원'·'자갈치시장'도 관심
10만여명의 시민이 운집해 촛불집회가 열린 광주 금남로의 모습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광주 금남로와 대구 서문시장을 놓고 대선 주자들의 '성지' 쟁탈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선이 불과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빨라진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만큼 두 장소 역시 반드시 찾아야 할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와 지도부가 방문하는 필수코스 중 요즘 손꼽히는 곳은 단연 서문시장과 금남로다. 서문시장은 대구의 중심부에 자리해 대구ㆍ경북(TK)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평가를 듣는다. 금남로도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역사적 공간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누군가 앞서고 뒤지는 선거판에서 대선 주자들의 동선은 진영 논리를 떠나 예외 없이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해석했다.◆서문시장 둘러싼 논쟁= TK지역의 대표적 전통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을 두고 최근 자유한국당에선 때아닌 적자 논쟁이 벌어졌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이곳에서 대선 출정식을 연다는 소식이 발단이었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김진태 의원이 "서문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찾던 곳"이라며 "거기 가면 박 전 대통령부터 생각나지 않겠느냐"고 시비를 건 것이 불을 댕겼다. 홍 지사가 '양박(양아치 같은 친박)'을 거론하며, 박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게 날을 세우던 때였다.홍 지사는 이에 "내가 어릴 적 서문시장에서 놀았다. 서문시장이 왜 박근혜 시장이냐"며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애' '걔'라고 친박을 지칭하는 표현을 써 논란을 키웠다. 두 사람이 참여한 한국당 대선 경선도 순식간에 진흙탕 싸움으로 돌변했다. 홍 지사와 김 의원의 잇따른 방문 외에도 한국당에선 김관용 경북지사 등이 최근 이곳을 찾았다. '진짜 보수'를 외치며 박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운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도 지역구 인근인 서문시장을 종종 찾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지난 3일 이곳을 다녀갔다.
지난 2015년 9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금남로는 진보의 심장= 서문시장이 보수의 심장이라면 금남로는 진보 진영의 심장에 비유된다. 진보 진영의 대선주자들이 지난 설날 연휴부터 잇따라 방문해 선거전의 첫 테이프를 끊는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이곳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옛 전남도청사 등을 방문해 "이 현장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발포 명령자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심판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당내 경선 상대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 촛불집회 기간 금남로를 찾았다. '대세론'의 주인공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다시 금남로를 찾았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방문이다. 문 전 대표는 "5ㆍ18정신의 계승을 국가가 뒷받침하겠다"고 공언했다.금남로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에도 금남로를 찾아 지지를 호소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광주를 방문할 때마다 아예 금남로에 숙소를 잡는다. 그는 "광주가 생명과 영혼을 던져 질식하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살렸다"고 말했다. ◆봉하마을·대전역·5ㆍ18 민주묘지·국립현충원·자갈치시장도 핫플레이스= 정치권에선 서문시장과 금남로 말고도 다양한 핫플레이스가 존재한다. 우선 진보 진영 주자들은 광주 망월동의 국립 5ㆍ18 민주묘지와 5ㆍ18 전야제가 열리는 충장로를 즐겨 찾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도 정치인들이 빠트리지 않고 찾는 장소다. 이곳에는 진보와 보수를 아우른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유 의원은 최근 봉하마을을 찾아 "낮은 지지율에서 출발해 극적 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되셨다"면서 감정을 이입하기도 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충청권에선 대전역이 핫플레이스다. 박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2012년 선거운동 첫날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이 대전역이었다. 당시 야당 후보였던 문 전 대표도 이곳을 마지막 유세지로 정하고 지지를 호소했다.대선 주자들이 가장 먼저 참배하는 국립현충원의 현충탑과 서울 수유동의 4ㆍ19 민주묘지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 자갈치시장도 서문시장 못잖은 영남지역 민심의 풍향계로 불린다.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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