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기자
지난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와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검찰 조사를 받기 직전 포토라인에 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국민들 앞에 서는 것은 4개월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는 21일 오전9시30분. 이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조사실에 들어가기 앞서 차량에서 내려 취재 편의 등을 위해 설치한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면 무수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국민들을 대신해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진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제까지의 태도로 볼 때 박 전 대통령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입구에 몇 초 간 머문 후 청사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후에도 사그러들지 않는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할 때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 '국민 여러분에게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는 등 원론적인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지층 결집이나 감정에 호소하는 짧은 언급을 할 수도 있지만 통상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하는 인사들의 태도와 박 전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로 볼 때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국민들 앞서 선 것은 지난해 10월25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전에 녹화한 1분40초 분량의 대국민담화에서 시종일관 담담하게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가면서 최씨의 대통령 연설문 수정 등 일부 사실만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최씨의 국정 개입 핵심 증거인 태블릿PC 내용이 알려지고 검찰이 측근들을 연달아 구속하자 열흘 뒤인 11월4일 다시 대국민 사과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검찰 수사가 확대되고, 촛불집회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11월29일 다시 마이크 앞에 서 '정권이양'을 언급하며 국회에 공을 넘기는 정치적 시도를 했다. 하지만 결국 '탄핵심판'의 길에 접어들었고, 이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