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신임 하락·'역대 최약체' 국무장관 평가 속 亞 순방…사드·북핵 난제에 美역할 우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주 한국과 일본,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힘빠진' 아시아 순방이 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최근 틸러슨 장관의 정부 내 역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국무장관은 전체 각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자리지만 틸러슨은 현재까지 트럼프 정부에서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고 지적했다. 틸러슨이 공석인 국무 부장관 자리에 엘리엇 에이브럼스 전 국무부 차관보를 추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퇴짜놨고, 최근 대통령이 참여하거나 주최한 각종 행사에 틸러슨이 계속 배제되고 있는 점 등은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또 지난달 미국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이란에 대한 규탄성명을 발표할 때도 틸러슨이 아닌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나선 것도 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부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여기에 석유기업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국무장관에 걸맞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틸러슨은 부하직원들로부터도 신망을 얻지 못한 상태여서 앞으로도 '입지 다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FP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하면서 틸러슨의 조언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며 이번 순방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틸러슨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데 힘을 실었다. 이번주 틸러슨이 15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아시아 3개국을 찾으면서 미 언론을 동행하지 않기로 한 점도 역대 최약체 국무장관이란 평가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한편 틸러슨은 17~18일 방한해 북한 핵·미사일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과 관련한 주요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그는 한국, 일본과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3국 공조를 재확인하고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과 중국의 회담에 따라 북한에 대한 규제 수위와 중국의 한국에 대한 각종 보복조치가 변화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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