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 대학 학생회, 대학로서 총궐기대회
25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박근혜 있는 개강 없다!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 대학생총궐기대회 참가자들이 무대 발언자에 대해 환호를 보내고 있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이설 수습기자, 전경진 수습기자] 3월 개강을 앞둔 전국 대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주장하며 촛불집회에 나섰다. '박근혜정권퇴진 전국대학생시국회의'는 25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박근혜 있는 개강 없다!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 대학생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1월 동맹휴업 이후 첫 대학생 독자집회로, 전국 35개 학생회와 단체에서 300여명이 참가했다. 대학생들은 이날 다양한 주제에 대한 그들의 '말'을 담아냈다. 대학구조조정, 청년실업 등 대학생들이 당면한 문제부터 국정 역사교과서, 한·일 위안부 합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논란이 되는 사회 현안, 그리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요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집회 무대에 오른 김혜린 이화여대 동아리연합회장은 "이화여대의 상황이 이 나라의 상황과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화여대는 현재 총장이 없는 상태에서 총장 직무대행이 있다"며 "박 대통령 없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마치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본부점거본부에서 나온 손범준 씨는 "지금 대학가는 박근혜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사업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며 "지원금에 눈이 먼 대학들이 동참하고 있는데 이 사실들을 보면 대학의 제 1목표가 돈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본부를 139일 동안 점거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손씨를 비롯한 29명의 학생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대학생들은 또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려대 사범대에 재학중인 연은정 씨는 "박근혜 정권의 적폐 중 하나가 바로 국정교과서"라고 지목했다. 연씨는 "경북 경산 문명고는 유일하게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채택했는데 현재 학생, 교사, 학부모들 항의가 터져나오고 있다"며 "교장이 학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연씨는 "장차 교사가 될 사람으로서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고 싶진 않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유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도 무대에 올라왔다. 유 위원장은 "이제 곧 봄이 올 것 같은데 봄이 오면 저와 여러분들은 박 대통령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며 "지난 3년 동안 걸어온 시간은 대한민국 역사상 어느 누구도 가본 적 없는 길이기에 어려운 것이지만 이 길을 계속 가야 이런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이 주역이 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집회 중간중간 대학생들은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파란색 옷을 입은 대학생들은 무대에 올라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에 맞춰 율동을 가르쳤고, 대학생들은 "오른 발 먼저 내딛고 왼쪽으로 돌고 점프"를 외치며 율동을 따라했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개최된 '박근혜 있는 개강 없다!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 대학생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탄핵볼'을 굴리고 있다.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를 활용한 연극은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안대학 '청춘의지성'에서 나온 학생들이 "가라 탄핵볼", "내 꿈은 탄핵마스터, 태초 마을의 평화를 되찾겠어" 등의 대사를 외치며 최순실 사태의 주범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로 분장한 학생들을 잡자 이를 지켜보던 대학생들은 환호를 보냈다. 서울대 사범대 소속 조성지(20) 씨는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포켓몬고 연극을 통해 전달하니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더 이상은 못 참겠다!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 개강 전 탄핵!'이라는 제목의 전국 대학생 선언문도 낭독했다. 이들은 "대학 내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자"며 "학내에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배너를 걸겠다"고 약속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끝낸 뒤 행진을 시작했다. 대학로를 출발해 창경궁로, 종로5가, 종로3가를 거쳐 광화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은 행진 후 오후 3시30분부터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이설 수습기자 sseol@asiae.co.kr전경진 수습기자 kj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편집국 이설 수습기자 sseol@asiae.co.kr편집국 전경진 수습기자 kj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