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 4분기 가계신용 발표 정부 대책 '무색'…2금융권서 가계대출 13.5조 늘어 '역대 최대'
자료:한국은행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가계부채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작년 말 1344조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각종 미시대책에도 증가폭은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계 빚 줄이기에 돌입하면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13조원 넘게 폭증하는 등 '풍선효과'가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작년 4분기 말 가계신용이 134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가계신용 잔액은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치다. 가계신용은 가계의 빚을 나타내는 통계로,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가계신용의 증가세는 눈에 띄게 가팔라지고 있다. 전분기(1296조6000억원)보다 47조7000억원(3.7%)이 늘었는데, 이 역시 통계 집계 이래 최대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폭은 11.7%로, 2006년도 4분기(11.8%) 이후 두 번째로 컸다. 가계신용에서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의 경우 잔액이 127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조9000억원(3.5%)이 늘었다. 정부가 지난해 초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이어 8월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 각종 미시대책을 쏟아냈지만 가계 빚 증가세는 여전히 공고한 것 모습이다.
자료:한국은행
특히 제2금융권으로 대출 희망자들이 옮겨간 '풍선효과'는 더욱 뚜렷해졌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농협,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13조5000억원(4.9%)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호금융(5조6000억원)과 새마을금고(4조7000억원)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보험기관, 공적금융기관, 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 역시 같은 기간 15조9000억원(4.6%)이 늘어 증가폭을 키웠다. 기타금융기관의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양도분과 주택도시기금의 취급분 합친 금액(6조3000억원)이 공적금융기관과 기타금융중개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에 나뉘어 포함된 영향이 컸다. 반면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 등 각종 대책이 집중됐던 예금은행은 증가폭이 13조5000억원(2.2%)으로 전분기(17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진데다,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 점도 증가세를 둔화시킨 요인이다. 한편 판매신용은 72조7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7.1%) 증가했다.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대비한 이른바 '연말효과'로 카드사용액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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