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철학 - '원한과 미움으로 정치해선 안돼'…노 '내가 곤경에 빠졌을 때 갈등 추스른 사람'
안희정 충남지사가 낸 책 중에 눈에 띄는 것은 '담금질'이다. '안희정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2008년 1월 출판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갈 무렵이었으며 이미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뒤였다. 참여정부 시절 공직에 나서지 않았던 안 지사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담금질'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엔 학창시절의 방황, 학생운동의 경험과 좌절,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남, 대선자금 관련으로 감옥생활을 하면서 쓴 옥중일기 등이 담겼다.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 출판 기념회에 보낸 영상은 그가 생각하는 '안희정'이라는 사람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상에서 노 대통령은 "사람 관계가 돋보였다. 여러 종류의 사람들 갈등을 추스르고 이끌어 갔다. 지도자의 자질을 보여줬다. 오늘이 있게 한 결정적인 기여를 한 정치적 동지"라고 안 지사에 대해 말했다.또 노 대통령은 "대통령을 만들어준 사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더 곤경에 빠졌는데 대신 희생을 감수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했다. 엄청난 빚을 졌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안 지사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 때문인지 들고 있던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참을 울먹였다.이 한 장면은 인간 노무현과 안희정의 관계를, 동시에 안 지사가 하고자하는 정치가 무엇인지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해 1월8일 이 책의 출판 기념회에서 안 지사는 "원한과 미움과 대립을 선동해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에 대한 충성과 한 구성원으로서 공동체에 기여하고 싶은 소망으로 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안 지사에게 그 정치의 길은 노무현의 길을 따르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노 전 대통령 서거 이듬해인 2010년 5월24일. 서거 1주기 다음날이었던 이날, 강경에서 충남지사 선거 유세 중 안 지사는 이렇게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던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꿨다. 노무현에 대한 충성은 평범한 보통사람에 대한 충성, 내가 살아온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이다." 그리고 2017년 1월의 출마 선언문에서도 안 지사는 "끝까지 김대중 노무현의 길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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