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원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치매는 아직 치료약이 없습니다. 치매는 환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매우 힘든 상황을 만듭니다. 체계적 대응 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합니다. 무엇보다 조기에 예방하고 모든 수단을 이용해 치매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합니다."한지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37세)의 말이다. 한 교수는 "최근 치매와 관련해 약물 치료는 물론 비약물적 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운동과 회상, 음악 치료 등 이른바 '비약물적 방법'이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관찰에 나섰다.
▲한지원 교수
64명의 지역사회 거주 경도치매 혹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주 3회, 총 8주 동안 비약물적 치료를 시행했다. 이 중 32명은 기존 연구의 체계적 고찰과 메타 분석을 통해 치료 효과가 있다고 판정된 6개의 비약물 치료법(인지훈련치료, 인지자극치료, 현실인식훈련, 운동치료, 회상치료, 음악치료)으로 구성된 비약물 치료 프로그램을, 대조군 32명은 통상적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 서로 비교하기 위해서다. 비약물 치료 프로그램은 운동, 현실인식훈련, 인지훈련 치료가 각각 30분씩 이뤄지고 30분의 휴식시간 후 다시 회상, 인지자극, 음악 치료 중 한 가지 치료를 60분 교육으로 구성했다. 반면 대조군은 건강 관련 비디오 시청, 비디오 따라 체조하기, 자유로운 대화시간과 오락 활동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비약물 치료 프로그램을 받은 이들은 대조군에 비해 간이정신 상태검사와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로 평가한 전반적 인지기능에서 눈에 띄게 나아졌다. 우울 등의 문제행동 또한 호전되고 환자 스스로 느끼는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 교수는 "간이정신 상태검사에서는 통상적 인지활동을 한 대조군은 오히려 0.2점 점수가 하락했는데 비약물 치료 프로그램을 받은 실험군은 0.9점 상승했다"며 "비약물 치료가 치매에 효과를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치매 환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노년층에서 치매는 암보다 더 무서운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완치나 회복이 불가능하고 환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 모두 극심한 고통을 겪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치매를 무작정 두려워하기 보다는 조기 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매에 대응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 단계라 볼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 들어섰다면 검사와 치료를 통해 빨리 진단하고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비약물 치료법의 인지기능, 정신행동증상, 삶의 질에 대한 효과를 검증함으로써 약물치료뿐 아니라 비약물적 치료법을 병행하는 것이 치매 증상을 경감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치매에 대응하는 비약물적 프로그램의 체계적 마련과 이를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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