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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문화ㆍ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특검은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특검은 이들이 그간 지속적으로 혐의를 부인해온 점 등을 감안해 조사 과정에서, 또는 조사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특검이 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블랙리스트 개입 여부까지 조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오전 9시45분께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불려온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오전 9시15분께 출석한 조 장관은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진실이 특검 조사에서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하고 조사실로 올라갔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ㆍ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배제 방침과 블랙리스트 작성을 관련 수석 등을 통해 하달하는 등 '총책'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김 전 실장을 정점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교육문화수석실을 통해 블랙리스트가 문체부에 하달됐고, 이에 따라 문체부가 실무 차원에서 움직였다는 게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의 줄거리다. 조 장관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는데, 이 기간 동안 김 전 실장의 지시 아래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조 장관은 장관에 오른 뒤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이 될 만한 자료나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거나,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관련성은 부정하고 있다. 특검이 어느 정도로 증거를 수집해뒀는지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의 배경이다. 이와 관련, 특검은 지난 12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구속했다. 특검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이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점을 적시하면서 엄정한 처리의 의지를 강하게 표했다. 특검은 이들 외에 유동훈ㆍ송수근 전 문체부 차관, 송광용ㆍ모철민 전 청와대 교문수석,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등을 그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이들 중 일부는 청와대 주도로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는 진술을 조사 과정에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관심은 특검이 김 전 실장 등을 조사한 뒤 박 대통령을 겨냥할 지로 모아진다. 김 전 실장이 의혹의 '정점'으로 흔히 불리지만, 박 대통령의 지시나 암묵적 동의 혹은 교감 없이 블랙리스트 작성이 가능했겠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특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개입 여부 또한 김 전 실장 등을 상대로 조사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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