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가 넵스헤리티지 우승 당시 아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KGT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삼둥이 파워." 최진호(32ㆍ현대제철)는 올 시즌 2승을 앞세워 상금왕과 대상을 휩쓸었다. 지난 10월 셋째를 얻은 '삼둥이 아빠'라는 게 재미있다. 상금랭킹 2위 박상현(33ㆍ동아제약)과 공동 다승왕 주흥철(35)까지 모두 '아들 바보'다. 올해 한국프로골프투어(KGT)의 화두가 바로 '아빠 전성시대'인 셈이다. 불과 13개 대회에 그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33개에 비해 절반이 안되는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이 이어졌지만 색다른 스토리텔링으로 2017시즌을 기약했다.최진호는 지난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 이어 5월 넵스헤리티지에서 일찌감치 2승을 쓸어 담았다. 하반기 미국프로골프(PGA) 웹닷컴(2부)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도전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강행군을 거듭하다가 내리막길을 걸은 게 '옥에 티'다. 10월에는 대구경북오픈에서는 대상 포진으로 기권해 막판 상금왕 레이스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대상 시상식에서 발렌타인 스테이트루포인트상과 함께 골프기자단 선정 베스트플레이어트로피를 더해 '4관왕'에 등극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최진호는 "내년에는 긴 호흡으로 3승에 도전하겠다"며 "셋째 아들과 함께 우승컵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겠다"고 했다.
박상현이 매경오픈 우승 직후 아들 시원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GT
박상현은 지난 5월 매경오픈에서 연장 우승을 일궈낸 직후 인터뷰에서 "마침 오늘이 어버이날이라 3살짜리 아들 시원이가 만들어준 카네이션을 골프백에 달았다"면서 "긴장될 때마다 카네이션을 보면서 평정심을 유지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부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로 영역을 넓혔고, 이달 초 JT컵을 제패해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우승컵을 수집하는 쾌거를 이뤘다.주흥철의 '아들 사랑'은 애틋하다. 송현군이 태어나면서 선천성 심장질환인 '팔로 4징증(심장으로 흐르는 일부 혈관이 막혀 있는 증상)'으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거의 완치된 상황이다. 9월 군산CC 전북오픈과 10월 최경주인비테이셔널에서 2승을 수확했고, 지난 17일 우승상금의 일부를 심장병 어린이들 치료를 위해 써달라며 서울 아산병원에 기부해 감동을 더했다.
주흥철 가족은 지난 17일 심장병 어린이들 치료를 위해 서울 아산병원에 2000만원을 기부했다.
'아빠 파워'는 내년 코리언투어의 판을 키우는 동력으로 직결됐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개가 취소된 반면 7개를 신설해 최대 18개 대회를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해피니스 송학건설 호남오픈(전남 나주)과 다이내믹 부산오픈(부산), Only 제주오픈(제주) 등 지방순회투어가 완성됐고, 스크린골프업체 지스윙의 지스윙 메가오픈이 확정됐다.여기에 현대자동차와 하나은행 등이 가세해 특급매치가 더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하는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 1, 2위에게 디오픈 티켓을 주는 등 '세계화'의 길이 열렸다는 게 고무적이다. CJ그룹은 내년 10월 국내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25만 달러)를 창설해 남자골프 중흥을 꿈꿀 수 있는 호기다. '아버지의 힘'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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