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에 이어 수입산 소고기 값까지 줄줄이 인상 AIㆍ청탁금지법 등 외부 돌발 변수에 서민들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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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채솟값 상승과 가공식품 인상에 치솟는 밥상물가에 외부 돌발 변수 악재까지 나타났다. 전국으로 확산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심각 단계로 격상되며 계란값이 급등했다. 대형마트에서는 품귀현상이 속출했고 일부에서는 구매제한까지 하고 있는 상태다. 또 지난 9월28일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로 인해 미국산 소고기 수요가 커지면서 한우값을 넘어설 기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달 20일부터 전점 계란 1인1판 구매제한에 돌입하고, 가격을 10% 인상할 계획이다. 대형마트에서 구매를 제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6800원에 판매되던 계란 1판 가격은 7000원대 중반이 될 전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번 주 계란 물량이 평소대비 50% 수준이거나, 그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랑구 코스트코 상봉점에서는 회원카드 1개당 계란 1판으로 제한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도 자영업자들의 계란 사재기를 우려해 '1인1판'으로 구매를 제한했다. 실제 계란 품귀현상은 곳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8일 강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목동점에서는 일반 계란(20개)이 품절되는 바람에 6000원대 유정란(20개)만 구매가 가능했다. 계란 30개 물건은 동이 난 상황이었다. 홍제동에 위치한 한 마트에서는 계란 한 판에 1만125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도봉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빅마켓도 마찬가지다. 텅 빈 계란 판매대 앞에 소비자들은 발만 동동구르는 모습이었다. 30대 주부 이나라 씨는 "직원말로는 계란이 당분간 안들어올 것 같다고 했다"며 "AI 걱정은 되지만 계란 빠진 식탁은 상상할 수 없다"며 걱정했다. 최근 계란은 대형마트 가격인상 목록에 줄곧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 3사(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는 8일 계란 값을 5% 올린데 이어 15일 5%를 추가로 인상했다. 이마트의 경우, 12월들어 계란 수요가 늘어 평균 20% 이상씩 신장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계란 수요가 크게 오르면서 물량도 늘었다"며 "17일 기준 전주대비 두 배 많은 계란물량이 들어오고 있고, 현재까지 수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3차 가격인상 가능성에 대해 "상황을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기준 6%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2차 가격인상률이 적용된 계란 1판(6590원)은 현재 6990원에 판매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4차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소고기 값도 이상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가격 신장 폭의 경우 한우는 둔화된 반면, 미국산 소고기는 두 자릿수 신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미국산 갈비 100g은 2297원으로, 전주비 40.5% 신장했다. 같은 날 미국산불고기 100g은 2980원에 거래됐다. 이는 5일 만에 50.5%, 한 달 만에 36.4% 오른 수준이다. 미국산 갈비살(100g)도 일주일만에 8.2%, 한 달 만에 2.9% 오른 2776원에 거래됐다. 반면 한우 값은 같은 기간 제로성장하거나, 역신장했다. 한우 갈비 100g은 전주보다 0.8% 오른 5068원에 거래됐다. 이는 한 달 전 가격보다 0.4% 떨어진 수준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소고기에 수요가 몰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수입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지는 게 맞지만, 현재 수입산 소고기의 경우 물량 증가폭보다 수요가 더 큰 상황이어서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검역량)은 지난 9월(1만5202t)보다 소폭 증가한 1만5726t인 것으로 집계됐다. aT 관계자는 "9월 청탁금지법 시행된 이후로 소고기 전문점에 대한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며 "한우 값도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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