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통한 직거래량 꾸준히 감소-시행 첫날 거래대금 6200만위안에서 15일 기준 930만위안으로 대폭 감소-선전증시, 상하이증시 비해 2배 고평가된 점도 부담[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시행됐지만 초기 흥행몰이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첫날부터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행 첫날인 지난 5일 6256만204위안이었던 선강퉁 거래대금은 7일 2975만7807위안, 9일 1413만3242위안, 13일 1318만7284위안으로 줄어들다가 15일 기준으로 930만5874위안으로 쪼그라들었다. 선강퉁 시행 후 2주만에 일별 거래대금이 7분의1 토막이 난 셈이다. 직접투자 뿐 아니라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인기도 시들하긴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선강퉁 시행 후 중국본토펀드에서는 총 10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투자자들이 중국펀드에 돈을 넣기는 커녕 오히려 펀드 환매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중국 투자 열기가 싸늘한 것은 선강퉁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이에 따라 중국 증시 흐름에도 영향을 주지 못한 탓이 크다. 지난 2014년 11월17일 후강퉁(상하이증시ㆍ선전증시 교차매매 허용) 시행 당시와의 차이점도 여기에 있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후강퉁은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의 빗장을 전격적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컸던 반면 선강퉁은 후속 조치라 증시 개발 효과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가 힘든 측면은 있다"며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내심 후강퉁 시행 당시의 증시 열기를 기대했지만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일단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선전종합지수는 선강퉁 시행 후 4.45% 내렸다. 지난 12일에는 하루만에 4.86% 급락하기도 했다. 후강퉁 시행 당시 유동성 유입과 주가 상승 기대감으로 상하이종합지수가 2주간 8.23% 상승하며 투자 열기를 데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후강퉁 시행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당시에는 중국의 통화 부양 정책과 신용규제 완화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지금은 외환보유고 감소, 보험사의 주식 투자 제한,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다. 최근 선전증시 하락과 관련해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보험사들의 상장사 지분 투기를 단속하고 있는데 최근 단속을 받은 보험사가 다수 보유한 종목 중 선전에 상장된 종목이 많다"며 "11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10개월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는 사실도 선전증시에 대한 우려를 높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년만에 금리인상에 나선 데 이어 내년 3차례 가량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등 신흥국의 자본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전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1배로 상하이증시(15배)의 2배에 달할 정도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후강퉁 시행 당시 증시 급등 후 급락을 경험했던 투자자들이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경우 선전 증시에는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소비재 등 신성장동력이 다수 포진해 있는 만큼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업종 주도주 중에서 밸류에이션은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을 눈여겨볼만하다. 거리전자(PER 11.41배), 메이디그룹(12.8배), 하이캉웨이스(22.11배), 웨이차엔진(23.96배), 우량예(20.59배), 양허홀딩스(18.71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의 배당률은 적게는 1.8%, 많게는 5.73%로 중국 1년 예금금리(1.5%)보다 높다. 최홍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감안하면 향후 증시 개방은 꾸준히 진행될 것인 만큼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업종 주도주, 내수주, 고배당주와 PER가 낮은 종목에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조언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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