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 뒷배경에 대해 몰랐고 최순실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최순실을 삼청동 이태리 식당에서 만난 적이 있지 않느냐고 묻는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물러나라고 했을 때 아무 이유도 모르고 순순히 물러난 것이냐고 묻자 "임명권자의 뜻으로 생각하고 물러났다"면서 "당시 업무에 지쳐 있어 사의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조 회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한진해운이 공중분해됐고, 수천명의 한진해운 직원과 관련업계 수만명의 직원이 실직했으며, 전국적으로 17조원 규모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데 대해 기업의 오너로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이에 조 회장은 "채무를 보호하기 위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채권단과의 협의 과정에서 물류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부처에 충분히 설명을 했지만 금융논리에 의해 판단이 내려진 것 같다"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알짜자산만 계열사로 빼가고 돈을 넣는 시늉만 했을 뿐 실질적으로 희생한 게 없지 않느냐고 몰아붙이자 "에쓰오일 주식을 팔아 1조원이 넘는 돈을 마련했고, 추가로 그룹사가 지원하는 형식으로 1조원을 지원했으나, 정부에서 3조~30조에 달하는 지원을 받은 해외 경쟁사들과의 출혈경쟁에 밀려 법정관리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김종덕 전 장관과 스위스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출장을 다녀온 사실도 인정했다.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이 한진해운이 급박했던 시기임에도 김종덕 전 장관과 IOC 스위스 출장을 간 이유에 대해 묻자 "그 당시에는 평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었고, 마스코트 업무를 위임한 김 전 장관과 조직위 간의 이견을 해결하기 위해 출장에 동행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 지난 6월경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인사청탁한 고영태의 친척 고창수 전 대한항공 제주지점장의 사내 성추행 관련 안 전 수석에게 구명요청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도 "요청을 받은 것은 맞지만 회사 규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고, 그렇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난 배경에 대해서는 "(김종덕 전 장관을 만나) 사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사퇴 이유가 최순실의 개입 등 외압에 의한 것이었냐는 질의에는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았다"면서 "실질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신문지상에서 들어 정확하게 대답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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