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젊은 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나가고 '무대(무성대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뒤로 빠지면서 여당의 대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1위 대선 주자인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제3지대행이 유력시되면서, 해체 위기에 놓인 여당이 어떤 선택지를 내놓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대표자회의에서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탈당 규모·김무성 역할에 따라 유승민·남경필 희비= 새누리당은 24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집계에서 16.7%의 지지율로 원내 3당인 국민의당에도 밀린 3위로 추락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8주 연속 지지율이 하락한 끝에 나온 처참한 성적표다.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진 여당은 조만간 재창당에 가까운 정비에 들어갈 전망이다. 친박(친박근혜)과의 결별 없이는 존립 자체가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8ㆍ9 전당대회에서 친박당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 여당 스스로 제 머리를 잘라내야 하는 모순에 빠진 셈이다. 고민은 차기 대권 주자를 누구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반 총장이 여당 경선에 뛰어들어 흥행 보증수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폐당'의 길을 걷는 새누리당에 반 총장 스스로 발을 담글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무게중심은 친박ㆍ비박(비박근혜)의 지지를 고루 받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고차방정식이 적용된다. 가장 큰 변수는 '탄핵'이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은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동의해야 가결된다. 여당 비주류 의원 30여명이 찬성 입장을 드러내 210명 가까이 찬성표가 모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潘총장 제3지대로 가면 당 해체 가속?…탄핵 성사 여부도 변수= 반면 정치공학적으로 탄핵안 가결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두 곳에만 유리할 뿐이다. 여당 비주류는 탄핵안 부결 시 여론의 역풍을 맞은 친박이 '폐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적극적으로 찬성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당에도 탄핵안 부결은 문재인 대세론에 제동을 걸고 제3당의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런 이유에서 무기명 투표 과정에서 적잖은 이탈 표가 나올 것이라고 정치권은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탄핵 추진 과정에서 친박ㆍ비박의 이해 관계가 상충하면서, 비박의 대규모 추가 탈당이 이어지면 여당 대권 주자를 둘러싼 분위기도 달라진다. 미리 당 밖으로 나가 보수 신당의 기치를 내건 남 지사는 바람을 타고, 온건 친박과 비박을 아우르며 통합 기치를 내건 유 전 원내대표는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반대의 경우, 유 전 원내대표는 당 개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사실상 당내 대권 구도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여기에는 다시 대권방정식이 적용된다. '킹' 후보에서 '킹메이커'로 돌아선 김무성 전 대표의 교통정리다. 그가 막판에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무게중심은 달라진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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