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리들, 美 TPP 탈퇴에 환호'…아·태 '리더십' 대결 승리?

도널드 트럼프 / 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아태 지역의 경제적 주도권을 중국에 넘겨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줄을 이었다. 실제 중국 관리들 역시 이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2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관리들은 트럼프의 TPP 탈퇴 선언에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TPP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아태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지역 내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TPP에서 손을 뗄 방침을 명확히 하면서 지역 내에 지정학적 공백이 생겼다. 중국은 물론 미국의 동맹국들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브레머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모든 국가가 이제 미국을 신뢰할만한 리더로 보지 않으며, 중국에서 리더십을 찾게 될 것"이라며 "베이징 관료들은 승리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이제 적극적으로 아태 지역을 위한 새 질서를 짜기 시작했다"며 "미국이 책임을 다하지 않고 물러난 데서 새로운 기회를 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결국 아시아 지역의 주요 동맹국인 일본, 한국, 호주 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브레머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내가 만난 모든 중국인들이 TPP의 사망소식에 환호하고 있었다"며 "그들은 미국이 아시아에 영향을 미치는 데 있어 치명적인 실패를 범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TPP 탈퇴가 정말 중국에 큰 혜택일지는 두고 봐야 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레디스 섬터 유라시아 그룹 아시아 담당 이사는 "TPP 좌절은 중국에 오히려 손해"라며 "미국은 두 번째 협상에서는 중국이 TPP에 참여하기를 바랐다"고 지적했다.

▲APEC 회의에 참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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