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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본인에게 불리한 검찰 중간 수사결과를 꼬투리 잡아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뒤집었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와 본인의 변호인을 통해 “검찰 조사를 수용하겠다”고 두 차례나 밝혀놓고도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 이후 이를 번복하며 검찰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20일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의 입장’ 자료를 통해 “검찰이 조사도 하기 전에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고 그 수사의 공정성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앞으로 검찰의 직접 조사 협조요청에는 일체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박 대통령이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뒤집어버린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담화에서 이번 파문과 관련해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 있어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각오이며 특검 수사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검찰에 대해서도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격려하고 “이번 수사로 잘못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잘못을 지고 저 역시 책임질 각오돼 있다"고 했다. 이후 검찰은 대통령 신분을 감안해 방문·대면조사로 방침을 정하고, 지난 15~16일을 조사일정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유 변호사는 “사건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검찰 조사를 거부했다. 이에 검찰은 “17일에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다시 기한을 줬고, 재차 응하지 않자 대통령 조사 마지노선을 18일로 제시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다시 변호인을 통해 “다음 주에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며 사실상 검찰 조사요구를 묵살했다.이에 대해 검찰 내부와 정치권 등에서는 박 대통령 측에서 최순실(구속기소)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구속기소), 정호성 전 부속실비서관(구속기소)의 공소장을 내용을 살펴보고 대응 논리를 마련한 후 조사에 응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박 대통령 측의 속셈은 검찰이 최씨 등의 기소와 대통령의 공범 혐의를 밝힌 이날 중간 수사결과 발표 이후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이날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최씨를 직권남용,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 등으로, 안 전 수석을 직권남용과 강요, 강요미수, 정 전 비서관을 공무상비밀누설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주요 혐의에 대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와 개입이 있었다며 공모관계가 인정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공소장에 적시하고, 계속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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