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에너지 기대감 꺾여 미국 연료전지 생산법인 타격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익산 연료전지 공장 본격 가동 두산밥캣은 트럼프판 뉴딜정책으로 중장비 판매 특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으로 인해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게 됐다. 신재생 에너지에 부정적인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두산의 미국 연료전지 사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면 미국 소형 중장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두산밥캣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트럼프판 뉴딜정책은 판매량을 늘릴 기회이기 때문이다. ◆美 신재생에너지 암흑기…연료전지 중심지 韓 이동 14일 업계에 따르면 연료전지 사업을 담당하는 (주)두산은 내년부터 미국보다 국내 시장 확대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이다. (주)두산은 전북 익산에 연간 60MW(메가와트)급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지난달 준공하고 현재 시운전 중이다. 실제 생산은 빠르면 내년 1월부터 이뤄진다. 지금까지 건물용ㆍ발전용 연료전지는 미국 북동부 코네티컷주의 '두산 퓨얼셀 아메리카' 사업장에서 만들어졌다. 건물용은 미국에서 대부분 팔고 발전용은 국내로 수입해왔다. 연료전지는 두산의 신성장동력이다. 박 회장이 2년 전 국내 업체인 퓨얼셀 파워와 미국 클리어 엣지파워를 인수해 시작한 분야라 더욱 애착을 갖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출장을 가 연료전지 R&Dㆍ생산 현장과 컨트롤 센터를 점검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기대와는 반대로 미국 시장 공략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와 석유ㆍ천연가스 생산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미국에서 암흑기를 맞게 됐다. 업황도 좋지 않아 (주)두산의 올해 연료전지 연간 수주 목표액(8500억원)을 달성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비보만 달아든 셈이다.
(주)두산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을 어떻게 실행해 나갈지 주시하고 있다"며 "일단 내년 초 익산 공장이 가동되면, 국내에서 생산된 발전용 연료전지의 판로를 개척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행히 국내 수주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두산건설은 이달 초 마곡 서남물재생센터 연료전지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시 관계자 "12월까지 서울시와 두산건설이 최종 계약을 하고 나면, 내년 7월 착공하는 발전소에 (주)두산이 연료전지를 납품하게 된다"고 밝혔다. 수주 설비는 200MW급이다. 기자재와 서비스를 포함한 수주 금액은 1700억~1900억원 수준이다. ◆1조달러 트럼프 뉴딜정책…북미 장악한 밥캣에 호재 박 회장에겐 트럼프 호재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1조 달러(약 1170조 원)짜리 '트럼프판 뉴딜 정책'으로 두산밥캣 제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6년만에 미국이 인프라 투자를 늘리게 되면, 중장비 기계 수요도 덩달아 뛰게 된다. 두산밥캣의 주력제품은 북미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스키드 스티어 로더(SSL)는 41.3%, 컴팩트 트랙 로더는 30.9%, 미니 굴삭기는 23.7%다. 올해 상반기 기준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순매출액 3조520억원(두산밥캣 포함된 연결기준) 중 북미ㆍ오세아니아 순매출은 1조4190억원으로 약 50%에 육박한다. 두산밥캣의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이미 북미시장은 두산 밥캣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인프라 공사가 시작되면 영업망이 총동원 될 것"이라며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역시 미국 화력발전사업 수주를 고대하고 있다. 트럼프가 기존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면 화력발전시장이 커질 수 있다. 두산중공업의 화력발전사업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을 16.1%(상반기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