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 지상파 패키지 제안했지만 부정적미래부 유료방송 연구반 "요금표시제 긍정적 논의"방송협회 "소비자에 부담 떠넘기려는 꼼수" 반발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유료방송사업자들이 가입자들에게 보내는 요금 고지서에 지상파 재송신료를 별도로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사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미래창조과학부 유료방송 연구반 관계자는 1일 "유료방송 요금 고지서에 지상파재송신료를 별도로 표시하는 방안(요금 표시제)에 대해 연구반내에서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미래부는 지난 8월부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연구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구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연말 유료방송발전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지상파재송신료란 지상파방송사들이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방송 프로그램 재송신 대가로 받는 대가를 말한다. 현재 가입자당 월 280원이다. 지상파방송사는 이를 2017년 380원, 2018년 40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지상파재송신료를 둘러싼 이견이 커지자, 케이블TV방송 업계는 최근 미래부에 '로컬 초이스(local choice)' 요금제를 제안했다. 로컬 초이스란 지상파방송사만을 별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연구반에서는 케이블방송업계가 주장한 로컬 초이스에 대해 논의했으나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미래부 관계자는 "로컬 초이스 요금제는 시청자 입장에서 가격 인상 요인이 있을 수 있고 사업자 차별 우려도 있어 균형적으로 봐야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이에 연구반에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요금표시제다. 요금표시제가 도입되면 유료방송 가입자가 받는 요금 청구서에 '지상파재송신료:840원'이 표시된다. 이 금액은 가입자당 280원씩 지상파3사를 곱한 것이다. IPTV 및 케이블방송 업계는 요금표시제 도입에도 적극 찬성하고 있다.요금 표시제는 이미 미국에서 '브로드캐스트TV 요금(broadcast fee)'라는 이름으로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상파 재송신료를 갈등이 커지자 케이블방송사인 컴캐스트는 2014년 1월부터 브로드캐스트 TV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도입 초기에는 1.5달러였으나 2016년 현재 5달러까지 늘었다.지상파방송사들이 해마다 재송신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표시제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상파방송사와 유료방송사가 다툴 필요없이 재송신료 인상분만큼 가입자에게 부과하면 되기 때문이다.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그동안 재송신료는 사업자간 협의에 의해 결정됐는데 시청자는 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거부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며 "요금 표시제는 시장에서 가격 조정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금 표시제가 작동한다면 오히려 시장이 활성화시킬 수 있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했다.지상파방송사들은 이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요금표시제는 사업자가 지불해야할 금액을 소비자에게 전가함으로써 재송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라며 "유료방송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라고 말했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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