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최태민 일가-박근혜 대통령간 의혹 폭로해 옥살이 한 김해호 목사 첫 단독 인터뷰
김해호 목사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전남 강진 은거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김해호 목사 SNS 계정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사람들은 나를 제2의 김대업, 이명박의 개라고 욕을 했다. 하지만 역사는 물과 같아서 다 흘러가는 것, 용서와 사랑으로 대통령을 용서한다".9년 전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관계를 최초로 폭로했다가 옥살이까지 한 김해호(68ㆍ이후 김해경으로 개명) 목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김 목사는 억울함을 표시하면서도 박 대통령 등을 이미 다 용서했다며 초탈한 모습을 보였다.김 목사는 29일 오후 아시아경제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단독 인터뷰를 통해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당시 폭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 셈인데 억울하지 않냐"는 질문에 "불쌍한 시대를 산 대통령을 이해해줄 수는 없을까요?"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우선 "그때 세상 사람들은 나에게 제2의 김대업 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명박의 개라고 했다"며 옥살이 당시의 억울했던 심정을 내비쳤다.그러나 김 목사는 인터뷰 내내 "이미 다 용서했다"며 초탈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누가 이 여인들에게 돌을 던지겠나. 세월이 지나 다 잊어버리고 살았다. 동남아 어느 가난한 나라에 숨어 길고 긴 세월을 살았다.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재심을 신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지금 나의 심정은 억울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김근태가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용서했듯이 나도 다 용서했다"며 "불행한 시대를 산 대통령을 이해해 줄수는 없을까. 역사는 물과 같아서 다 흘러 가는것, 용서와 사랑으로 대통령을 용서한다"고 말했다.
김해호 목사. 사진 출처-연합뉴스
김 목사는 현재의 근황에 대해선 현재 "동남아 한 가난한 나라에서 아내와 함께 거주하며 여행사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나를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아내가 있어서 저녁이면 아내의 손을 잡고 달빛 아래를 걸으며 평화의 한 세월을 살았다"며 "동남아 어느 가난한 나라에 숨어 길고 긴 세월을 살았다.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목사는 2007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와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가 박 후보 측에 의해 고소돼 옥살이를 했다.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그는 이명박 후보와 박 후보간 경선이 치열했던 2007년 6월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딸을 이용해 공익재단을 장악한 고 최태민 목사의 전횡에 대해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이어 "최 목사와 그의 딸이 육영재단에 개입한 1986년 이후 어린이회관 관장이 세번 바뀌었고, 직원 140명이 최 목사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직당했다"며 "유아원을 운영하던 최 목사의 딸은 서울 강남에 수백억원대 부동산을 갖고 있는데, 이 돈은 박 후보와 관련된 재산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당 검증위원회가 이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정윤회씨에 대해서도 최 목사의 딸 최순실씨의 배우자로, 최 목사 측과 관련이 없다는 당시 박 후보 측의 해명을 반박했다. 김 목사는 또 "박 후보는 육영재단 이사장이었지만 최태민 목사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는데, 작은 재단 하나도 소신껏 못 꾸린 사람이 어떻게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박 후보 측 김재원 대변인은 "이미 언론을 통해 해명됐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험담 수준에 불과하므로 답변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김 목사를 고발하고 2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결국 김 목사는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 및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구속돼 "피고인들이 제기한 의혹은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주장했다고 보기 어려워 허위사실로 인정된다"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2심)을 선고받았다.하지만 9년이 지난 현재 당시 김 목사의 의혹 제기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법원의 판단과 달리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