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김근철특파원
▲탤러해시에서 유세 연설중인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백악관을 향해 고속 질주하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오바마케어(건강보험)에 발목을 잡히며 제동이 걸렸다. 패색이 짙어가던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오랜만에 쾌재를 부르며 맹공을 퍼부었다. 미국 대선을 불과 2주 남겨둔 25일(현지시간) 현재 여론은 클린턴의 낙승 쪽에 기울어있다. CNN방송은 이날 최근 여론 조사 결과 미국민 68%가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실시한 조사에선 클린턴 승리 예측은 55%에 불과했다. 민심도 이제 클린턴으로 기울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선 막판에 돌출된 오바마케어 문제는 그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오는 11월 1일부터 내년도 계약 신청을 받는 오바마 케어의 보험료가 평균 25% 인상된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다. 지난 2015년에는 2%, 2016년에는 7%씩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비판 여론이 비등해질 전망이다. 오바마케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온 핵심 업적이다. 오바마 정부의 계승자를 자처한 클린턴도 평소 "오바마 케어는 힐러리 케어가 될 것"이라며 말해왔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 유세에서부터 오바마케어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오바마와 클린턴의 작품인 이 계획(오바마케어)은 완전히 사기"라면서 "내년엔 25% 인상되지만 다음엔 50%, 70%, 90%씩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런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내가 이번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오랜만에 한 목소리로 '오바마케어 폐지'를 외치며 트럼프와 보조를 맞췄다. 클린턴으로선 오바마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해 적절한 반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손발이 묶인 형국이다. 다만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미 "오바마케어는 미친 짓이다. 보험료가 너무 오른다"며 완충지대를 만들어 놓았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도 "(오바마케어가)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것 때문에 완전히 엉터리 후보를 뽑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소방수로 나섰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