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서기자
18일 문화계 인사 100여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앞서 '권리장전 2016 검열각하',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 등 85개 연극단체들도 "블랙리스트 작성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 양심의 자유 등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의 각종 기본권을 매우 심각하게 파괴하는 행위"라며 "정부는 문화를 융성하기는커녕 그 기초마저 야만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부산, 대전, 광주 등 지역 곳곳에서도 문화예술인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며 책임자에 대한 청문회 실시와 재발방지 대책마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트위터 등 SNS에서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박범신 작가는 "저들이 나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기 훨씬 전에 나는 내 블랙리스트에 저들을 올렸어요. 저들의 블랙리스트는 내 블랙리스트가 옳았다는 확실한 반증이지요"라는 글을 남겼고,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내 생각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보다 최근 몇 년 동안 문화예술위원회에서 누가 무슨 심사를 했으며, 누가 무슨 기획을 했는지, 그 명단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안도현 시인은 "블랙리스트 중에 내 이름이 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명단을 살펴보았다. 참 다행이다"라고 적었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소식에 지난 10~16일 트위터 상에서 가장 이슈가 된 핫키워드로 '블랙리스트'가 오르기도 했다.정부가 별다른 해명을 내놓고 있지 않는 가운데 문화예술인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추궁을 끝까지 하겠다는 입장이다. 릴레이 성명과 기고를 이어가는 한편 예술검열 반대 2차 만민공동회도 열 계획이다. 부산작가회의는 "국가 권력이 블랙리스트를 만든 의도는 자명하며, 정부의 치졸하기 짝이 없는 짓은 당연히 실패하고야 말 것"이라며 "블랙리스트라는 낡아빠진 방식에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