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으로 가는 길목' 올드코스 17번홀, '난공불락' 블루몬스터 18번홀, '래의 크릭'
오거스타내셔널 12번홀(파3)은 래의 크릭(Rae's creek)이라는 개울이 흐르고 있어 대형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올해는 조던 스피스가 쿼드러플보기로 무너졌다.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이보다 더 두려울 수는 없다."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홀의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갖게 되는 생각이다. 두려움을 넘어 공포의 트라우마까지 생기는 곳이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최근 '최고(最古)의 메이저' 디오픈의 개최지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7번홀(파4)을 포함해 '가장 공포스러운 홀 13개(The 13 most terrifying, frightening, fear-inducing holes in golf)'를 선정했다.올드코스 17번홀은 아예 '지옥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무시무시한 애칭이 붙었다. 전장은 495야드에 달하지만 파5에서 파4로 바꾸면서 난이도는 더 높아졌다. 월드스타들의 평균타수가 4.8타까지 치솟았다. 티 샷부터 어렵다. 호텔 건물 지붕을 넘겨야 한다. IP지점이 보이지 않아 불안하고, 조금만 오른쪽으로 밀리면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이 도사리고 있다. 그린 앞에는 링크스코스 특유의 깊은 항아리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도랄골프장 블루몬스터코스 18번홀(파4ㆍ476야드) 역시 '난공불락'이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미국)가 250만 달러(28억원)를 들여 리노베이션한 뒤 난코스의 대열에 합류했다. '개미허리' 페어웨이에 왼쪽에는 워터해저드, 오른쪽에는 벙커가 길게 늘어서 있다. 지난해 캐딜락챔피언십 1라운드 당시 145명이 버디는 4개에 그친 반면 보기는 69개를 쏟아냈다.오거스타내셔널 12번홀(파3)이 만만치 않다. 그린 앞에 래의 크릭(Rae's creek)이라는 개울이 흐르고, 뒤에는 벙커 2개가 버티고 있다. "인디언의 영혼 때문에 이상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는 미신이 재미있다.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조던 스피스(미국)가 공을 두 차례나 물에 빠뜨리며 '6온 1퍼트' 쿼드러플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았다. 1980년 톰 웨이스코프(미국)는 공을 다섯 차례나 수장시키며 13타를 적어냈다.베스페이지 블랙의 4번홀(파5)도 까다롭다. 거리는 517야드에 불과하지만 미국 골프장을 통틀어 가장 레이아웃이 어렵다는 평가다. "100야드 이상은 더 봐야 한다"는 선수들의 불만이다. 오르막홀이라서다. 일단 티 샷을 떨어뜨릴 곳이 없다. 왼쪽이 벙커, 오른쪽은 공포의 러프다. 그린은 벙커가 호위하고 있다. "해변 보다 모래가 많은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다.
아일랜드 형태로 조성된 소그래스 17번홀(파3)은 피칭웨지로 공략이 가능하지만 바람과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온 그린을 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소그래스 17번홀(파3)가 빠질 수 없다. 전장은 137야드에 불과하지만 예상치 못한 바람이 가세해 아일랜드 형태의 그린에 공을 떨어뜨리기가 어렵다. 지난 5월 더플레이어스에서는 36개가 수장이 됐다. 2007년 93개가 최악이다. 평균 45.3개, 2003년 이후 이 홀에서 수장된 공만 무려 634개다. 공을 3개나 물로 보낸 러셀 녹스(스코틀랜드)는 "그린이 마치 동전처럼 작아보였다"고 했다.페블비치 8번홀(파4)도 골퍼들을 울리는 홀이다. 페어웨이가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티 샷이 중압감을 더하고, 도그렉 홀이 많아 바람을 잘못 읽을 경우 공은 아예 태평양으로 사라진다. 키아와아일랜드의 오션코스 17번홀(파3)도 '단골손님'이다. 파3홀이지만 231야드의 거리라 그린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에 워터해저드가 길게 따라가 바람이 불면 대략난감이다.오크몬트 1번홀(파4ㆍ482야드)은 티 샷이 관건이다. 페어웨이에 8개, 그린에 2개 벙커가 있다. 이밖에 몸이 풀리지 않았다면 명적이다. 티 샷 후에 보트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쾨르드알렌의 14번홀(파3), 헬리콥터를 타고 절벽에서 샷을 날리는 남아공의 레전드골프&사파리리조트의 '익스트림 19번홀(파3)', 카누스티 골프링크스의 18번홀(파4), 휘슬링 스트레이츠 13번홀(파4), 파인밸리 5번홀(파3) 등이 골퍼를 괴롭히는 홀 명단에 올랐다.
'죽음의 절벽'을 끼고 있는 페블비치 8번홀(파4)은 티 샷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공이 태평양으로 수장되기 일쑤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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